2021년 1월 6일 수요일

by 백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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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지쳤던 2020년을 보내며, 새로운 기분으로 2021년을 시작하려 새 달력과 새 일기장을 구입했다.
하지만 2주가 넘도록 소식도 없이 물건은 오질 않고.
견디다 못해 결국 오늘 달력과 일기장을 사러 잠깐 외출을 했다.
새로운 기분을 방해받아 화가 났고,
무엇보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때 미리 연락이 없는 걸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다.
화가 난 채로 지하철에 올라타다 문득, 이게 무슨 큰일이라고 이렇게 화가 나나 싶다가 결국은 연락도 없이 2주나 물건을 보내주지 않은 쪽이 잘못됐다는 마음에서 이런 작은 일에 화가 나는 내 잘못인가 싶은 마음까지 왔다.
지하철이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결국 모든 건 다 내 잘못인가 항상 내가 문제였나 점점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는다.
의기소침한 기분으로 주머니 속 이어폰을 꺼내 귀에 꽂고 지하철을 내린다.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넌 나쁘지 않아, 다른 누군가의 탓이라는 것도 분명히 존재해, 라고 누군가가 노래한다.
네, 그렇죠, 힘을 내볼게요.
돌아오는 길, 눈이 펑펑 내린다.
내일은 영하 17도라고 한다.


+사진은 결국 오지 않은 물건 대신 새로 구입한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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