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13일 토요일

by 백현진

똑같은 책을 수도 없이 계속 읽고 똑같은 영화를 몇십 번, 몇백 번이나 보고 있자니 시간이 그즈음 어딘가에 멈춰있는 기분이다.
오늘 오랜만에 다시 볼까 싶어 튼 영화가 10년 전 영화라는 사실에 새삼 깜짝 놀랐다.
결혼 5년 차 부부의 이야기인데, 처음에는 가벼운 코미디라고 생각하고 보기 시작했다가 마지막에는 여러 생각을 하게 되어 영화에 대해 찾아보기도 하고 배우들의 인터뷰를 읽어보기도 했다.
당시 주인공 역의 배우는 남편과의 사이가 좋지 않아 영화 개봉 전후 어느 때인가 결혼 생활을 정리하게 되었는데, 열여섯 무렵에 만나 다소 젊은 나이에 결혼을 하여 오래 함께 한 사람.
인생의 어느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시기에 만나 함께 성장했을 누군가, 가장 친밀한 사이에서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되기까지 그런 마음이 담담히 담겨있는 그런 인터뷰였다. (자신의 결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한 건 아니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한 인터뷰였다)
인터뷰의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인터뷰를 읽고 느꼈던 감정만은 여전히 생생하다.
내게는 이 인터뷰까지 더해 완성된 한편으로 기억되는 영화.
오랜만에 다시 보아도 좋았다.
다만 치통이 다시 시작돼, 나쁜 잠에 들었고
샤워한 후 조금 안정되었지만 그리 즐겁지 않은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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