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문 여는 시간에 예약이 되어있어서 아침에 눈 부비며 겨우 일어나 딸기 요거트 하나 먹고 집을 나섰다.
어쩐지 날씨가 좋아 보여 주머니에 필름 카메라를 넣고 삼냥이들이 와구와구 밥을 먹는 모습을 뒤로 한 채 치과로 향하는 길.
볕은 따뜻하고 바람은 시원하다.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점들을 지나 치과 근처에 다다랐을 때, 그러고 보니 이 골목에 작은 카페가 생겼던데 어딘지 위치를 좀 볼까 싶어 시계를 보니 다행히 예약 시간에 여유가 있다.
골목을 두리번거리며 카페를 찾는데 건너편 골목에서 고양이 궁둥이 같은 게 보인다.
신호등을 기다려 길을 건너고 조심조심 골목으로 들어가 보니 담벼락에 처음 보는 고양이가 느긋하게 앉아있다.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을까 싶어 다가가니 다소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보긴 했지만 도망치지는 않아서 셔터를 누르고 돌아서 치과로 향하는데, 괜히 기분이 좋다.
(치과에서 치아 씌우는 비용을 듣고 이 기분은 금방 사그라들었지만...)
치료를 마치고 다음 주에 예약을 해두고 다시 걸어서 집에 돌아오는 길, 삼냥이들이 배불리 밥 먹고 편의점 앞에서 볕을 쬐고 있다.
다가가 보니 요즘 차갑게 굴던 뻔뻔이가 오늘은 기분이 좋은지 다가와서 얼굴을 부비고 배를 뒤집길래 둘이 한참을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사진을 몇 장 찍고 필름카메라를 가지고 나가길 잘했다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