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21일 일요일

by 백현진

온갖 꽃들이 만개한 꽃 트럭을 구경하다 색색이 고운 튤립에 눈이 멈춘다.
한 아름 품에 가득 안고 돌아오고 싶은 마음 잔뜩이지만, 백합과의 식물이 고양이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되뇌며 빈손으로 돌아온다.
도착한 집에는 작고 말랑거리는 고양이가 두 마리.
문을 열면 동그랗고 도톰한 발로 달려오는 두부와,
목청 높여 간식을 먹자고 작은 머리를 끄덕거리는 두두의 뾰족한 귀를 보고 있자니 고운 색 튤립에 마음을 빼앗겼던 게 언제였나 싶어진다.
튤립을 사고 싶은 마음은, 고양이가 없는 친구 집에 놀러 가는 날까지 고이 접어두고 간식을 먹느라 정신 없는 동그란 두 개의 뒤통수를 가만히 바라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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