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바로 뒤에 단 한 대의 버스가 정차하는 버스 정류장이 하나 있는데 그곳은 뭐랄까,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에 깃발이 하나 꽂혀있는 느낌.
거대한 無의 세계에 압도되는 기분이다.
여기 세상의 끝 같지 않아? 라고 했더니
응, 원래 세상의 끝이었어, 라는 대답이.
(이를테면) 세상의 끝이었던 곳에 터널을 뚫어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연결시킨 중간 지점이 되었다.
어쩐지 그 폐허 같은 분위기가 좋지 않아 나는 멀리 걸어 나가 지하철을 타고 다니지만, 그래도 어딘가로 연결되어 있다는 그 감각이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