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공무원의 인기가 시들해진걸까.
과거 조선시대 계급을 비교해보면, '관직'은 양반들이 과거시험을 통해 가문을 빛내고 이름을 드높이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또한 전후 시대와 산업화 성장기를 지탱한 것도 민간 기업보다는 행정 관료와 특수직 공무원들이 우세했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관청의 허가를 받아야하니까.
집안에 공무원이 있으면 전문직에 버금가게 자랑스러워할 때도 있긴 있었다.
내가 대학에 입학한 건 2001년, imf가 지나고 얼마 안 된 시점이었고,
그전까지 나름 수월했던 임용고시도 점점 그 난이도와 경쟁률이 높아져서
졸업할 때는 임용고시나 행정고시 합격이 최고의 인기였다.
교사가 처음 됐을 때, 부모님께서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만큼 그 시절에는 '국가직 공무원'이 된다는 사실은 나름 엘리트 코스였다.
어깨에 뽕 좀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게 벌써 20여년이 된 일이니,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인식이 변화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 가서 '저 교사에요. 공무원이에요.'라고 말하기가 겁난다.
선망의 대상에서 시기, 질투, 비난의 대상이 된지는 오래이고,
점점 치솟는 물가 대비 오르지 않는 공무원 보수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공무원은 근로기준법에 속한 근로자가 아니라서, 노동자의 날에 쉬지도 못한다.
교사의 경우 정치적 권리도 없고, '복종의 의무'만 있다.
작년 여름, 광화문을 달궜던 '서이초 교사'사건이후,
집단 행동을 했을 때, 징계에 처하겠다는 정부의 협박(?)은 이 정부가 공무원들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최근 저출산 문제와 학령기 아동 , 대학 신입생의 감소 등에 따른 인구통계학적 문제를 생각해보면
공무원 중에 교육공무원의 미래가 밝지 않은 것도 분명하다 할 수 있으리라.
성장하는 사회에서, 머물러 있고, 한계가 분명한 일을 하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선택이다.
안정성이 보장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변화하지 않는 안정은 결국 고인 물이 되어 썩기 마련일 것이다.
민원인의 갑질, 학부모의 갑질...
그리고 추락하는 사회적 인식, 물가를 감당하지 못하는 월급,
복종의 의무를 강요하는 권위적인 정치적 한계성.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희생한다는 가치도 좋지만,
그 가치에 합당한 대우와 존경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