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거부하는 아이들, 코로나 키즈에게 학교란?

feat. 코로나 키즈의 후폭풍 시리즈: 학교는 왜 필요할까?

by 은비령

담임경력도 십수년이 넘어가니, 짬밥이 생기나보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학창시절 전형적인 모범생이었던 경우가 많다.

규칙을 엄격히 준수하고, 조금도 흐트런 진 걸 못보거나,

작은 실수에도 자책하고, 모범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된다.

맷집도 맞아봐야 커지고, 반항도 해봤어야 이해하는 법인데,

교사의 시각으로는 학교 자체를 '이유없이' 거부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왜 아이들은 학교를 싫어하고, 등교를 거부하는 것일까?'

무작정 등교 거부를 하고 집에만 있으려는 아이들이 종종 발견된다.

최근에 내가 겪은 학생의 케이스의 경우, 오히려 똑똑한 아이였기에 더 우려스러웠다.

자기만의 세계와 가치관이 너무 강하고, 원격 수업에 길들여져 혼자 사이버 세계에 빠져 현실을 거부했다.

각종 영상을 여과없이 닥치는 대로 수용한 덕에, 정확하지도 않은 정보들을 받아들여

비논리적이고 비합리적인 신념을 갖게 된 아이.

그래서 학교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개입을 있는 힘껏 거부하는 아이.


그런 아이들의 정서적 불안함은 하루 이틀 안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에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생각해 본 주제, '아이들의 등교 거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이다.

이 문제에 앞서서 학교라는 공간의 '절대적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자.


학교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그저 아이들의 입장에서 헤아려 보자면,

친구들과 어울려 놀며 배우고 성장하며 단체 생활의 테두리 안에서

교육적인 보살핌을 받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학교에는 참 다양한 인간 군상이 있다.

교과별 선생님들도 다 각기 개성이 있으시고, 반 친구들도 성향과 능력이 제각각이며,

학교 규모가 크든 작든, 단체가 지닌 규율과 조직의 다양한 행사와 주기적인 평가라는 테두리 안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분배된 잘 짜여진 식단을 먹고 자라듯, 하루 하루 커간다.


몸도 자라지만, 마음의 맷집도 커지며, 집단 속에서 단단해진다.

나와 다른 타인의 세계를 알게되고, 그들과 공감하고 교류하며,

자신도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고, 어른이 되어갈 준비를 한다.

또 하나, 하루 하루 힘든 상황을 견디는 법을 알게 되며,

규칙적인 일과 속에 '성실함'과 '인내', 꾸준한 실행력의 중요성을 배워간다.


부모님과 어울려 키즈카페나 갈 나이도 지났기에, 아이들은 아이들과 있을 때 가장 행복해하고,

지겨운 공부라도 꿋꿋이 해나가면서, 나름대로 학교 생활 속에서 웃픈 에피소드들도 겪어가고

서로 감정 싸움의 줄다리기도 해가면서, 단체 생활 속에서 적응해가는 법을 배운다.


학교는 그저 입시를 위해 거쳐가는 의미없는 터널이 아니다.

아이들은 집안에서 각자 커가는 것이 아니라,

또래 집단과 학교라는 작은 사회의 축소판에서

공동체 생활 속에 사회성을 획득하고,

책임감 있는 '의식 있는' 어른으로 다듬어진다.


밀레니엄 세대의 2세들이 본격적으로 학교에 입학하는 요즘,

너무 자유분방한 개인주의적 마인드가 우려스럽다.

학교를 우습게 여기는 순간, 교육의 질도 떨어진다.

하루 하루 씩씩하게 등교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수업을 통해 공부하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아이들이 대견스럽다가도

'학교따위 필요없어요. 내가 알아서 할게요. 선생님은 아무것도 몰라요~'라며

등교 거부를 하는 아이들이 걱정스럽다.


소위 말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되고, 검정고시를 보겠지만,

단지 '졸업장'을 따는 것을 넘어서서, 학교생활 자체가 의미있다는 사실을,

너무 쉽게 잊는 것 같다.

아마 부모님들은 알지 않을까?

힘들고 지겨웠어도, 그래도, 돌이켜보면

학창시절만큼 행복했던 시절이 없었다는 것을...

그 힘든 시간을 견뎌냈기에, 어른이 된 우리가, 더 힘든 시련도 견딜 수 있게됐다는 것을.


등교 거부도 개인의 자유이다.

그러나, 아직 자유에 따르는 책임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어른이 된 우리가, 그들의 선택을 존중해준다는 미명아래

아이들을 방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비대면 교육이, 아이들이 진짜로 배워야 할 '인성 교육'까지 해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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