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도 고달프다.

feat. 면접교섭의 서글픔.

by 은비령

긴 연휴... 오랜만에 모임을 하고, 왁자지껄한 이틀을 보내고,

또다시 찾아온 휴일, 주말이 되었다.

내게 주말은 편히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날은 아니다.

아이가 내게서 분리되어 다른 이의 품으로 떠났다가 돌아오는 것이 반복되는 하루이기 때문이다.

그런 날은 마치 누군가와 반복적으로 작별을 하듯, 서성대는 마음을 붙잡기가 힘들어진다.


법원에서는 그러한 만남을 '면접 교섭'이라고 호칭했다.

주말마다 아이가 나를 떠나 아빠와 둘만의 시간을 보낸 지가 몇 년째이다.

어떻게 보면, 오롯이 나만을 위한 그 시간이 한 없이 기쁘고 소중하지만,

또 때로는 아이와 함께 주말을 단란하게 보낼 수 없음에 한 없이 외로워진다.

어떨 때는 '어린이용 위치 추적 어플'을 켜보면서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무슨 일이 있거나, 혼자 방치되어 있는 건 아니겠지?'하고 걱정에 휩싸이기도 한다.

물론 아이와 아이 아빠는 안정적으로 부자관계를 아주 잘 형성하고 있기에,

그런 걱정이 괜한 간섭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뭔가...

왠지 모르게 주말마다 찾아오는 '홀로 됨의 시간'을 통해

나는 이혼이라는 삶의 후유증을 매순간 다시 느끼게 된다.

아마도, 아이 역시

주말마다 엄마와 분리되어 아빠집이라는 또 다른 가정의 공간에서

많은 혼란스러움, 서글픔, 답답함 등을 느끼겠지.

생각이 거기까지 이어지자,

태연하게 아빠와의 만남도, 엄마와의 시간도 잘 보내주고 있는

아이에게 또 한 번 미안해지고 애틋해진다.


견뎌내야 할 것이다.

어른인 나조차 이렇게 혼란스러운데,

어린 마음에 상처받으며 자라나는 많은 이혼 가정의 어린 아이들은

얼마나 힘이 들까.

만나지 않아도 고달프고, 만나도 조금은 고달파지는 것이

'면접 교섭'이라는 녀석의 모순됨이다.


더 강해져야겠다.

사실 그까짓거 자유롭고 호기롭게 마음껏 놀면 되는 이틀 아닌가.

이럴 때는 아무 생각 없어보이는 동네 바보형처럼

지나가는 행인들 바라보며, 무해한 웃음이나 지을 수 있는,

한 없는 한량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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