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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비령 Sep 28. 2022

끝까지 쓰는 용기

정여울 작가님의 책을 읽고

집 근처 도서관에 요즘 가장 재밌게 읽고 있는 <끝까지 쓰는 용기>의 정여울 작가님이 오신다고 한다.

강연회를 듣기에 앞서,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부분을 필사해 본다. 


# 저는 상처가 아주 많은 사람임에도 상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때도 많아요. 글을 쓰면서 제가 어떤 사람인지 깨닫는 거예요. 상처가 나를 수없이 공격했지만, 심지어 다 아문 줄 알았던 상처가 여전히 나를 공격할 때도 있지만, 상처는 결코 나를 망가뜨리지 않았음을 깨달았지요. 글을 쓰면서 알게 되는 나 자신의 진실은 매번 새롭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요. 


# 에세이는 나의 이야기일 때, 진솔하고 정직한 나의 이야기일 때, 가장 진한 감동을 줄 수 있어요. 나의 이야기를 '사적인 이야기'나 '신변잡기'로 폄하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저는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야말로 모든 글쓰기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해요. 작가의 이야기와 독자의 이야기가 아름다운 교집합을 이루는 순간, 감동은 태어납니다. ... 지금 이 순간 내가 쓰고 있는 내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야 진정으로 집중하고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거든요..... 나의 문제와 세상의 문제 사이에 교집합을 발견할 때요. ..사적인 이야기라고 자신의 삶을 낮추지 마세요. 나의 이야기를 중시하되, 나의 삶을 타인의 삶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교집합을 찾으세요. 

...'나 혼자 간직하는 게 나은 이야기'와 '함께 나누면 더 좋은 이야기'를 구분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해요.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나의 이야기를 장작처럼 불태워서 다른 사람의 추운 삶을 따뜻하게 만드는 데 써야한다는 기쁜 의무감을 충족하는 글쓰기가 저의 꿈이에요. 그렇게 '나의 이야기'와 '타인과의 공감대'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요.



  나 역시 상처가 많지만, 그 상처를 대중 앞에 스스럼 없이 꺼내놓을 만한 담대함이 부족하기에, 작가님은 자신의 사생활과 상처들을 독자들에게 어떤 식으로 보여주는 지, 내 상처가 글쓰기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작가님들은 깊은 상처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그 정도의 상처와 고뇌, 고독, 힘듦, 갈등 등을 겪어본 분들이라서, 더욱 진실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어렴풋이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사실, 오래 전에 났던 작은 생채기도, 최근에 계속 겪고 있는 일상적인 스트레스도, 결국은 모두 우리 삶의 일부이기에, 누구나 하고 싶은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결국 인생이라는 것도, 문학이라는 것도 모두 누군가의 삶의 다른 이름이고, 나름대로의 생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감동을, 누군가에게는 공감을 줄 수 있는 것이리라. 한 사람의 생애는 다른 이의 배움의 장이라고 하지 않던가. 

강연회 후기는 다음 글에 또 남기려 한다. 기대해 주시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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