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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식할 것 같은 도시 생활을 벗어나

어제보다 더 자유로우리

by 은비령

10월은 캠퍼들에게 선물같은 계절이다.

적당히 선선하고 시원한 바람결과

따스함과 눈부심을 선사하는 가을볕과

푸르르고 드높은 하늘에 살랑살랑 날아다니는

가을 잠자리들

맑고 높은 하늘빛 덕분에 더 또렷이 보이는

다양한 모양의 구름빵들,

붉게 노랗게 익어가는 농염한 열매들과

잔치라도 하듯 한껏 치장한 낙엽들의 모습

자연이 황홀하게 아름다워서

한 순간도 놓치기 싫은 그 계절,

캠핑의 꽃, 10월이 온 것이다.

9월만 해도 한낮의 더위에 땀이 나고 불쾌할 때가 있었는데 10월에는 아무리 고된 노역을 해도

가을 하늘 한번 올려다보면

모든 힘듦과 고생이 잊혀진다.


집에서 두 시간정도 거리의 잔디밭이 아름다운 캠핑장을 찾았다.

다채롭게 익어가는 자연의 풍경 속에

작은 내 집 하나 미니멀하고 단촐하게 지어놓고

안락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흘러가는 풍경을 바라본다.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답답한 도심에서 벗어나

한없이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고 싶어서 주말만 기다리게 된다.

캠핑을 하게되면서부터 초록들판과 숲이 주는

위로와 안식, 편안함에 너무 익숙해져버렸다.

캠핑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빽빽한 빌딩숲을 비라보면 왜 한숨부터 나오는 걸까.

빌딩은 내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지만

그 네모낳고 커다란 존재만으로도

위압감을 준다.

오늘도 할 일 없이 무념무상으로 캠핑을 하며

질식할 것 같은 도시에서 벗어나

단 하루라도, 단 몇 시간, 잠시나마

조금더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내일은 또 어떤 답답한 일상이 다가올지 모르지만

캠핑하며 재생된 산뜻한 마음으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고 보면 캠핑은

답답하고 팍팍한 도시생활에 대한 치료제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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