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기억하는 여름
월요일
우리 아파트 분리수거 날이다.
언제부터 내 담당이 되어 기계적으로 버리는 날이었다.
오늘도 비닐과 플라스틱을 버리고 집으로 오는데 하늘이 무척 파랗다.
날은 더운데 밤낮없이 우는 매미소리와 푸른 잎의 나무들, 그와 대비되는 저 푸른 하늘
머릿속에 기억이 떠오르기보다 피부가 기억했다.
우리 집은 환경을 걱정하는 아버지(운전하기 싫어하는) 밑에 자란 덕에 초등학교 방학이 되면 항상 어머니가 우리를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박물관을 주로 갔었는데 갔었던 장소는 사진 속에만 남아있고 목적지를 향해 셋이 돌아다니던 모습과 땡볕에 얼굴이 붉게 무르익은 내 모습만 기억났다.
그리고 그늘에 가면 ‘시원하다~’ 느끼던 그 순간만이 남았다.
분명히 내가 어릴 적 겪었던 여름보다 지금이 훨씬 더운데 왜 비슷한 거 같지?
에어컨이 있어도 두려운 전기세 탓에 없이 사는 적응된 신체 때문일까. 아니면 과거의 새파란 하늘과 불쾌지수가 낮다면 온도가 아무리 높아도 쾌적하단 증거일까.
파란 하늘과 끈적임 없는, 간간히 부는 바람에 그늘에 있으면 시원함을 느끼는 지금 여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