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생각이 들면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가라.
생긴 대로 산다.
사는대로 생각한다.
5시간 왕복으로 기를 빼고 셔틀을 타는 나는 세상을 열심히 사는 사람 같았다.
2주 동안의 시간 동안 무얼 먹어도 얼굴살이 쪽 빠지며 생리불순도 생겼다.
긴 추석연휴를 끝내고 이제 남은 시간.
고시텔 1일 차.
부끄럽지만 집 밖에 나와 산 게 처음이다. 자취할 타이밍과 기회는 있었다. 그때 시작했더라면 내가 서있는 곳이 달랐을까?
그럼. 완전히 달랐지.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지식인사이드 영상을 보았다. 경력직들은 그나마 괜찮다고. AI와 겨뤄야 하는 신입들이 문제라고.
22년 때만 해도 비전공자 코딩 교육과 일자리가 붐이란 말이 많았는데 지금 신입채용이 0이란다.
나는 어찌 보면 마지막 열차를 탈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
그러면서 작가 또한 AI가 대체할 순간이 올터인데 나는 선택하려 한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세요’
무한도전에서 긍정왕 노홍철이 한 말과 혼자서도 되뇌지만 막상 집 밖을 나오니
“뭐 먹고살지?”
아주 건설적인 생각이 든다.
밥만 해도 그렇다. 달걀은 혹시 몰라 삶아왔는데 편의점과 마트에서 장 보는 것으로 내가 잘 지낼 수 있을까?
아 내창방과 외창방 고민하다가 결국 5만 원 더 비싼 곳으로 선택했다.
드라이기가 없어서 머리 말리려면 일찍 씻어야 한다는 생각에 씻고 나왔다.
물을 틀 때 소음이 나서 ‘아 확인 더 잘할걸’ 생각했지만 아무렴 어때.
샤워 후 습도가 높아서 찝찝할 줄 알았는데 이런 좁은 공간은 에어컨 한방으로 습도가 떨어지는구나.
아 그래. 5만 원의 외창이 있었지!
뜨거운 물로 몸을 축이고 나니 다시 긍정의 시나리오가 샘솟는다.
본업을 말하자면 내세울 게 없다. 그저 한량이 내 본질이다.
그렇게 ‘이생망’을 외치고 싶지만 33살의 나의 몸과 마음은 너무 젊으니 이 한 달 동안 나는 얼마나 나아갈 것인가를 생각하기로.
먼 미래를 생각하며 우울해하지 말고, 밥은 그날 아침에 일어나서 돌아다니며 찾아보면 되지.
새벽 5시 20분에 일어나서 먹는 밥과 8시에 뭐 먹을까 어슬렁 고민하며 다니는 거 어떤 게 더 여유로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