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텔 2일 차, 아깝단 생각 싹 사라졌다

버티는 자가 임자야.

by 유희경


새벽 4시

옆 방 화장실 소리난 김에 따봉을

네, 그렇습니다. 저는 낯선 곳에서 잠을 설치는 타입입니다.


일정이 있는 전날에는 무조건 잠을 깊게 못 잔다.


그래서 다음 날 피곤하지만 그만큼 긴장했기에 일정 중간에는 피곤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 이후가 문제지.


10시에 누운 나는 4시까지 뒤척이다 ‘고시텔 아니었음 1시간 반 이후면 일어났어야 하네’ 란 생각이 드니 갑자기 몸이 나른해졌다.


그러곤 5시에 또 눈이 떠졌지만 8시까지 자도 된다는 사실에 미소가 지어졌다.


선잠이 이렇게 달콤할 수도 있다는 걸.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어제 하루가 요동쳤다면 오늘은 희망이 문 틈 사이로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선배와의 대화 시간에 선배님의 동기가 나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내가 이 길을 걸어간다면 선배처럼 될 수 있을까?


나도 저질체력이라서 몸 쓰는 일을 해본 적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청년의 끄트막에 근육을 키우는 즐거움을 알게 되고 머리 말고 몸으로 돈을 버는 짜릿함을 알았다.

머리를 많이 쓰면 당이 당기고 배터리 방전되듯 픽- 쓰러진다면, 몸을 많이 쓴 날은 누우면 다음 날이었다.


새로운 문을 열어젖히려면 지금의 문을 닫아야 한다.


나는 아직 문을 완전히 닫지 못했다.


미련일까, 두려움일까.


내 본업이 될 수 있을까. 내 이 중구난방 지식과 산만함을 타개할 천직이 될 수 있을까.


이 길에 들어온 지 이제 10일 차.


버텨라.


오늘 들은 내용이나 복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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