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차 하루 쉬어가기

오늘의 하루가 고독을 즐기는 나를 만든다

by 유희경


4주를 교육받고 나니 이제는 주말에 집에서 쉬는 동안 긴장이 죄다 풀렸나 보다. 진짜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낮에 일어나 점심을 배 터지게 먹고 계속 잤다.


갑작스레 추워지는 날씨 탓도 있지만 긴장이 한번 풀리니 내가 그동안 쌓인 몸의 피로가 쏟아져 나왔다.


그리하여 월요일 컨디션 조절을 위해 쉬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잠을 자고도 고시텔에 도착하니 잠이 쏟아진다.


이번 주에 실습도 있으니 스스로 컨디션 관리를 해야지


한숨 자고 온다 뿅




아침에 밥을 먹었는데 왜 이리 힘이 딸리지…


아 나 아침 5시에 밥 먹었지…


고시텔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침대에 누웠는데 깊게 잠들지 못했다. 1시간마다 깨고 오후 1시가 넘어가자 너무 배가 고팠다.


뭔가 고칼로리가 당겼다.


으슬으슬한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주변 마트 들르면서 봐둔 피자가게


포테이토피자 하나를 시켰다.

살기 위해 그런 것인지 고시텔에 도착하자마자 네 조각을 물 마시듯 삼켜버렸다.


속이 든든해진 나는 다시 옷을 갈아입고 이불속에 누웠다.


정말 지금 몸살과 감기의 경계선에 서있는 듯하다. 여기서 내가 관리를 하느냐 못하느냐로 내일의 컨디션이 결정된다.





정말 컨디션 회복을 위해 칼로리가 필요했나 보다.


먹고 한숨 자고 나니 몸의 감각이 돌아왔다.


방온도 21도


벽에서 올라오는 찬공기와 실내공기온도가 조금 낮다.


그러나 작은 방사이즈의 장점과 수도꼭지 돌리자마자 콸콸 쏟아지는 뜨거운 물로 문제를 해결한다.


더 자고 싶지만 여러 생각이 들어 잠에서 깼다.


이렇게 정신이 힘들어질 땐 뭐라고?


뜨거운 물로 샤워하라!




아플 때 혼자 있다는 것.


그것도 이 조그마한 공간에 있다는 것.


나를 돌볼 사람이 나 혼자라는 것.


사실은 내가 지금 불안한 정신이 되는 것은 내가 스스로 먹고 살 경제적 불안함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 크다는 걸.


내가 무엇을 하던 언제든지 다시 혼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일 거라는 걸.



결혼을 해도 죽음이 다가올 때 나는 오롯이 혼자서 그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


자식이 있어도 그 자식은 때가 되면 독립시켜 내 품을 떠나보내야 하는 존재라는 것.


과거를 후회하면서도 인간은 유한한 존재라 그동안 쓰이지 않은 내 몸의 에너지가 축적되어 있어 지금 이렇게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 달콤한 것만이 인생이겠냐.


컨디션이 떨어지니 정신도 약해지는 거겠지만 씁쓸한 초콜릿을 맛본다고 생각하고 지금 느껴지는 고독을 즐기는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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