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텔 아침은 고요합니다

고무장갑 끼고 손에 물 묻히기

by 유희경

아침에 주방에서 후라이를 하고 있었다.


남은 양상추를 다 씻어 먹어야지.


물병을 설거지하려고 고무장갑을 샀다.


그런데 병 안쪽을 닦으면서 역시나


고무장갑 안에 물이 들어가는 것이다.


눈곱 낀 상태로 일어나자마자 짜증이 확 날 법했다.

근데 그냥 웃음이 나더라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항상 무언가 먹을 때 안 흘리려고 노력하는데도 꼭 흘리는 것처럼 나는 항상 고무장갑을 껴도 안에 물이 들어가는 상황이 나온다.


이것을 고치려고 노력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실수가 반복될 때마다 스트레스받기엔 인생이 길다.


내 단점이라 생각 말고 그저 이게 나의 인간미구나 하고 웃어넘기는 게 삶이라는 걸.


우리는 기계가 아니지 않은가.


일상에서까지 자신을 옭아매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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