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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경 Jun 13. 2023

Thanks to…

동심원 조각모음

 요즘에는 다들 잘 안 적는 추세긴 하지만 예전에는 음반을 구매해 부클릿을 열어보면 늘 마지막 부분에 Thanks to… 파트가 있었습니다. 저도 따로 적어본 일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새로 발표한 3집 [동심원]은 밴드 전기뱀장어가 1인 밴드로 거듭나면서 여느 때보다 많은 분에게 신세를 진 앨범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따로 시간을 내어 고마운 분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해요.


전기뱀장어 3집 [동심원] 앨범 커버

 

전기뱀장어 정규 3집 앨범 [동심원]

Electriceels [Circles]

 

1. 동심원 (Circles)

2. 자연사 박물관 (Natural History Museum)

3. 날씨 때문에 (Weather)(2023 ver.)

4. 탠저린 (Tangerine)(Remastered 2023)

5. 파트타임 히어로즈 (Part-time Heroes)(Remastered 2023)

6. 장마 (Monsoon)

7. 어둠의 저편 (feat. 박여름) (After Dark (feat. Summer Park))

8. 비행기 (Airplane)

9. 고요한 슬픔과 부드러운 밤의 온기 (Quiet Grief and Gentle Warmth of Night)

10. 타고난 길치 (Lost)(2023 ver.)


 앨범의 아트 디렉터로는 디자이너 추지원 님이 큰 도움을 주셨어요.(사실 지금도 도와주고 있어요.) 너무 예쁜 앨범 커버는 물론이고 포스터, 음반 부클릿, 로고와 타이포그래피, 굿즈 등등 비주얼에 관한 모든 부분을 맡아주고 있어요. 정말이지 천재적입니다. 마감 직전에 어떻게든 기가 막히게 해내는, 저랑 비슷한 부류랍니다. 뮤직비디오와 프로필 사진 때도 도와주었는데, 옷도 빌려주고 비하인드 사진도 찍어준 가장 든든한 아군이에요.


 이번 3집 앨범의 비주얼을 담당하는 또 한 명의 동료는 포토그래퍼 채보경 님이에요. 보경님의 사진은 매우 아름답기 때문에 꼭 함께 작업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아티스트 프로필 사진과 앨범에 수록할 사진을 찍어주셨습니다. 작가님은 필름 사진을 주로 찍는데요, 오랫동안 기억할 단 한순간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이번 앨범의 주제와 매우 잘 어울리는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에서 개인 스냅 촬영 예약도 종종 받고 계시는데, 인생 사진 남기고 싶은 분들은 어서 예약하시죠.


 이번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은 필로스 플래닛 스튜디오의 신재민 님의 손을 거쳤습니다. 8곡의 믹스와 10곡의 마스터링을 담당해 주었는데요, 재민 씨는 음악적 이해도가 매우 높고 저와 음악적으로 비슷한 추구미를 가지고 있어요. 그 덕분에 앨범의 지향점을 빠르게 캐치하여 밀도 높고 타이트한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요즘 몹시 바쁘셔서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시는 것 같은데(제 탓도 큼) 건강 관리 잘하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앨범에 수록된 모든 드럼 레코딩은 머쉬룸레코딩스튜디오의 천학주 님의 도움을 받았어요. 드럼 외에도 기타, 보컬, 피아노, 첼로, 트럼펫 등 여러 어쿠스틱 녹음을 머쉬룸에서 진행했답니다. 기존에 발표했던 ’파트타임 히어로즈‘, ’탠저린‘은 머쉬룸에서 레코딩 뿐 아니라 믹싱까지 진행했던 곡이에요. 머쉬룸은 전뱀에게 아주 친숙한 공간이고, 학주 씨는 믿고 작업을 맡길 수 있는 동료이기 때문에 혼자 준비한 이번 앨범에서 의지가 된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여담으로 학주 님은 농구를 매우 좋아합니다.


 전기뱀장어의 라이브 공연을 보러 온 적이 있는 분은 늘 뒤에서 듬직하게 드럼을 연주하는 드러머 김진철을 본 적이 있을 거예요. 진철이는 전뱀 노래를 아주 좋아해서 처음 객원 연주로 함께 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즐겁게 무대를 채워주고 있습니다. 앨범 작업 때도 늘 큰 몫을 해주고 있는데요, 이번 앨범 수록곡 중 7곡의 드럼을 연주했습니다. 요즘에는 영상 콘텐츠 제작 쪽 일을 병행하고 있어서, 앞으로 영상 제작자로서 전뱀과의 협업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앨범에 참여한 또 다른 드러머는 장한세입니다. 한세는 청소년 밴드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났어요. 당시 한세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고, 저는 현업 뮤지션이었어요. 이제 한세는 어른이 되었고, 그동안 꾸준히 드럼 연주를 해왔습니다. 이번 앨범에서 동등한 뮤지션으로 참여해 준 한세가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앨범에서 3곡의 드럼을 맡아주었습니다.


 베이시스트 정수민 님은 이번 앨범에서 3곡의 베이스를 연주해 주셨어요. 싱어송라이터 황푸하의 공연을 보신 분이라면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는 수민 씨의 모습이 더 익숙하겠지만 제 앨범에서는 일렉트릭 베이스로 함께해 주셨습니다. 수민 씨는 곰처럼 크지만 굉장히 친절하고 수줍어하는 성격이라서 어쩐지 더 귀여운 구석이 있는 분입니다. 하지만 그의 베이스 연주는 또 아주 재치 있고 대담합니다.


 ‘장마’에 들어간 트럼펫 연주는 최규민 님이 맡아주셨는데, 정수민 님이 소개해 주었습니다. 규민 씨는 부스에서 연주하느라 잘 모르셨겠지만, 엔지니어 학주 씨와 저는 컨트롤룸에서 톤이 너무 좋다고 감탄하고 있었답니다. 나중에 공연 때도 함께해 주기로 약속했으니 기회가 된다면 라이브 무대에도 초대해 보겠습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10곡 중 두 곡은 전기뱀장어의 기발매 싱글인데, ’파트타임 히어로즈‘, ’탠저린‘ 이렇게 두 곡입니다. 발매 당시 멤버였던 김예슬, 이혜지와 함께 작업한 곡인데요, 셋이 작업한 마지막 곡이 되었네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응원도 해주고, 발매했다고 축하도 해주었답니다. 특히, 혜지는 저 두 곡 외에도 이번 앨범 수록곡 중 ’동심원‘, ’비행기‘의 베이스 레코딩을 맡아주었어요.


 정규 2집 [Fluke]의 ‘행운을 빌어’, EP [물의 빛]의 ’연남의 불빛‘에 목소리로 참여한 바 있는 싱어송라이터 박여름은 이번 앨범 수록곡 ‘어둠의 저편’에 피처링으로 함께해 주었습니다. 최근에는 라이브 코러스 세션으로 전뱀에 함께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자주 볼 수 있으실 거예요. 다재다능한 박여름은 이번 앨범의 선공개곡 ‘자연사 박물관’의 영상 편집도 담당해 주었답니다. 여담으로, 릴스에서 박여름(Summer Park)의 ‘Love Me Like’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자연사 박물관’ 뮤비의 숨은 공신 중 다른 한 명은 김말이입니다. 공원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저를 촬영해 주었는데, 친구와 함께한 촬영이라서 일하는 기분이 아니라 노는 기분으로 재밌게 찍을 수 있었어요. 김말이는 자연사 박물관의 코러스 세션으로도 도움을 주었어요. 김말이는 늘 자신감이 없는데, 그런 것 치고는 뭐든 엄청 잘하는 타입이에요. 심지어는 옷도 잘 입어요.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 ’타고난 길치‘에 나오는 바이올린은 황예지 님이 연주해 주셨습니다. 앞서 수민 씨와 비슷한 경우인데, 예지 씨는 황푸하와 함께 공연하는 걸 보고 제가 슬쩍 빼온 인재입니다. 다음에는 황푸하도 어떻게 빼올 수 있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녹음 당일날에는 예지 씨가 무지하게 많은 더빙 트랙을 만들기 위해 똑같은 라인을 엄청 여러 번 연주해 주었습니다. 굉장히 어지러웠을 것 같은데 잘 버텨낸 걸 보면 정신력이 대단하신 분입니다.


 (베이스 치는 이혜지가 아닌) 첼로와 피아노를 연주하는 이혜지 씨는 ’타고난 길치‘의 첼로와 피아노 연주를 맡아 주었습니다. 혜지 씨와 떠들고 노는 건 늘 즐거운데, 지난번엔 녹음실 요금 타이머가 돌아가고 있으니 적당히 자제해야 해서 아쉬웠습니다. 다음번을 기약해야겠어요. 참, 이번 앨범의 몇몇 곡에 사용한 어쿠스틱 기타는 혜지 씨가 빌려준 깁슨 기타를 이용했어요.


 이번 앨범에 새롭게 손발을 맞춰본 동료 중 하나는 오르카 스튜디오의 안태봉 님입니다. 머쉬룸 학주 씨의 추천으로 방문한 오르카에서는 다수의 보컬 레코딩을 진행하였습니다. 봉실장님은 연주자가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잘 만들어 줍니다. 음악가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최선의 결과를 위해 섬세하게 작업하는 분이에요. 태봉 씨는 꽤 근사한 (해리포터 시리즈의) 헤드위그 모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뮤지션 분들은 구경도 할 겸, 작업도 할 겸 스튜디오에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장의 음반을 발매하려면 음악과 디자인 외에도 꽤 많은 부분에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 ’꽤 많은‘ 부분에서 매니지먼트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요, 전부터 전뱀과 함께 하고 있는 레이블 유어썸머에서 이번 앨범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제대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제가 워낙 빈틈이 많은 사람이라서 유어썸머 식구들이 제대로 챙겨주지 않았다면 앨범이 나오지 못했을 거예요. 여름을 노래하는 전뱀과 유어썸머, 잘 통하는 한쌍이죠.


 ‘동심원’의 보컬을 레코딩한 토마토 스튜디오와 ‘타고난 길치’의 바이올린, ‘고요한 슬픔과 부드러운 밤의 온기’를 레코딩한 스튜디오 로그의 민상용 님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특히 민상용 님은 현악기 레코딩에 익숙하지 않은 저를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로 작업물을 더욱 빛내주셨어요. 스튜디오 로그는 공간을 정말 아름답게 갖춰 놓으셔서 언젠가 스튜디오 공연을 한다면 여기가 좋겠다 생각했었어요. ‘날씨 때문에’에 사용한 아코디언 연주 소스는 오랜 친구인 최솔의 예전 녹음본을 그대로 사용하였어요. 동의를 구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뭐 그런 걸 다 물어보냐고 하더니 본인의 근황을 열심히 얘기해 주었습니다.(드럼 연습)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동심원’의 뮤직비디오는 ELVES 스튜디오의 심윤보 님께서 찍어주셨어요. 감독님은 ’적도‘, ’가장 멋진 파도‘ 등의 뮤직비디오로 꽤 오랜 기간 동안 전뱀과 함께 작업해주고 있습니다. 이번 촬영 같은 경우 동해와 서울 두 장소에서 이틀 촬영을 한 데다 날씨가 잘 도와주지 않아서 어려운 면이 많았는데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멋진 결과물을 작업해 주었습니다. 감독님이 자꾸 이번 앨범 명반이라고 추켜세워주는 바람에 머쓱하지만 기분 좋았습니다. ’고요한 슬픔과 부드러운 밤의 온기‘가 특히 좋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탄생한 앨범이네요. 만약 누군가 [동심원] 앨범에 대해 좋은 말을 한다면 위에 적은 모든 분들과 그 칭찬을 나눠 받도록 하겠습니다.

 

 

[CREDIT]

 

Produced by 황인경

Executive Producer 전기뱀장어

Drum Recording 천학주(머쉬룸레코딩 스튜디오)

Mixed by 신재민(필로스플래닛) (Track 1, 2, 3, 6, 7, 8, 9, 10)

Mixed by 천학주(머쉬룸레코딩 스튜디오) (Track 4, 5)

Mastered by 신재민(필로스플래닛)

 

Art Director : 추지원

Photographer : 채보경

‘동심원’ MV Director : 심윤보(엘브즈 스튜디오)

‘자연사 박물관’ MV Director : 김말이, 박여름

               

A&R 이청, 이소정, 김정

Chief Director 이소영

Promotion & Marketing 유어썸머 Your Summer

 

Track 1. 동심원 (Circles)

composed & words & arranged by 황인경

 

Vocal 황인경

Guitar 황인경

Bass 눙눙

Bass Arrange 눙눙, 황인경

Drums 김진철

Chorus 황인경

Vocal Recording 토마토 스튜디오

 

Track 2. 자연사 박물관 (Natural History Museum)

composed & words & arranged by 황인경

 

Vocal 황인경

Guitar 황인경

Bass 정수민

Drums 김진철

Chorus 황인경 박여름 김말이

Vocal Recording 안태봉(오르카 스튜디오)

 

Track 3. 날씨 때문에 (Weather)(2023 ver.)

composed & words & arranged by 황인경

 

Vocal 황인경

Guitar 황인경

Bass 황인경

Drums 장한세

Accordion 최솔

Chorus 황인경 박여름

Guitar, Vocal Recording 천학주(머쉬룸레코딩 스튜디오)

 

Track 4. 탠저린 (Tangerine)(Remastered 2023)

composed by 황인경, 김예슬, 눙눙

words by 황인경, 김예슬

arranged by 황인경, 김예슬, 눙눙

 

Vocal 황인경

Guitar 김예슬

Bass 눙눙

Drums 김진철

Chorus 황인경

Recording 천학주(머쉬룸레코딩 스튜디오)

 

Track 5. 파트타임 히어로즈 (Part-time Heroes)(Remastered 2023)

composed by 황인경, 김예슬, 눙눙

words by 황인경, 김예슬

arranged by 황인경, 김예슬, 눙눙

 

Vocal 황인경

Guitar 김예슬

Bass 눙눙

Drums 김진철

Chorus 황인경, 김예슬, 눙눙

Recording 천학주(머쉬룸레코딩 스튜디오)

 

Track 6. 장마 (Monsoon)

composed & words & arranged by 황인경

 

Vocal 황인경

Guitar 황인경

Bass 정수민

Drums 김진철

Trumpet 최규민

Guitar, Trumpet, Vocal Recording 천학주(머쉬룸레코딩 스튜디오)

 

Track 7. 어둠의 저편 (feat. 박여름) (After Dark (feat. Summer Park))

composed & words & arranged by 황인경

 

Vocal 황인경 박여름

Guitar 황인경

Bass 황인경

Drums 김진철

 

Track 8. 비행기 (Airplane)

composed & words & arranged by 황인경

 

Vocal 황인경

Guitar 황인경

Bass 눙눙

Drums 김진철

Vocal Recording 안태봉(오르카 스튜디오)

 

Track 9. 고요한 슬픔과 부드러운 밤의 온기 (Quiet Grief and Gentle Warmth of Night)

composed & words & arranged by 황인경

 

Vocal 황인경

Guitar 황인경

Bass 정수민

Drums 장한세

Vocal Recording 민상용(스튜디오로그)

 

Track 10. 타고난 길치 (Lost)(2023 ver.)

composed & words & arranged by 황인경

 

Vocal 황인경

Guitar 황인경

Bass 황인경

Drums 장한세

Violin 황예지

Piano, Cello 이혜지

Piano, Cello, Guitar Recording 천학주(머쉬룸레코딩 스튜디오)

Violin Recording 민상용(스튜디오로그)

Vocal Recording 안태봉(오르카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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