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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가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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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경 Jun 08. 2024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우리 동네에는 주변과 어울리지 않게 세련된 느낌인 에스프레소 바가 있다.

마시는 데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으니 적당히 있다가 금방 일어나게 된다. 그 점이 좋다.

가격이 저렴하고 1층에 있어서 지나가다 문득 슥 들르기도 좋다.

얼마 전에는 가게 사장님이 손바닥에 올라갈 정도로 작은 탁상 달력을 주셨다.

달력을 보니 올해가 벌써 반토막이 나려고 한다.

연초에 끄적이던 새해 플랜을 아직 정리하지도 못했는데.. 하아


우리 동네랑 어울리는 촌스러운 카페도 있다.

중년의 사장님이 운영하는 이곳에는 세련된 맛이라곤 없다.

지하에 있는데다 미안한 말이지만 커피 자체도 별 맛이 없다.

다만 카페가 좀 넓은 편이고 대부분의 자리에 콘센트가 준비되어 있다.

공부하려고 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수다가 목적인 아저씨, 아주머니도 주된 손님이다.

가끔 학생들이 와서 와플과 주스를 사 먹는다.

그다지 장점을 찾기 힘든 곳인데, 어쩐지 종종 들르게 된다.

어딘가 모르게 어수선하고 수더분한 그런 공간에 앉아서 독서하는 시간을 나도 은근히 즐기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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