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그곳- 파리 (3) <미드나잇 인 파리>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
베르사유 정원 les jardins du chateau de Versailles
길 펜더(오웬 윌슨)는 할리우드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시나리오 작가이다.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제가 쓰고 싶은 글을 못 쓰는 상황에 염증을 느낀다. 반면 길의 약혼자 이네즈(레이첼 맥아담스)는 헛된 꿈을 빨리 접고 그가 잘하는 것, 시나리오에 전념하길 원한다. 덜컹덜컹하는 커플은 이네즈의 보수적 인 부모님이 있는 파리로 휴가를 떠난다. 둘의 충돌은 파리에서 이네즈의 대학 선배를 만나면서 더 심해진다. 길과 이네즈, 그리고 대학 선배 부부 네 명이서 로댕 박물관, 베르사유 정원, 각종 미술관을 방문하면서 대학 선배의 잘난 척과 꼰대 짓이 계속된다.
베르사유 정원에서 펼쳐지는 대화도 그닥 기분 좋은 대화는 아니지만 정원 자체는 굉장히 아름답다. 영화에 나오는 장면은 정원의 입구 쪽에 있는 분수이고 정원 전체를 돌려면 적어도 두 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정원 입구에 지도가 있으니 꼭 하나씩 챙기자. 추천 산책로도 나와있다. 자전거를 대여해서 정원을 둘러보는 방법도 있다. 베르사유 정원은 다른 날에는 무료지만 화요일마다 정원 전체에서 음악을 틀어주는 뮤지컬 가든 행사가 있어서 화요일은 입장료를 내야 한다.
생 에티엔 뒤 몽 교회 Saint-Etienne-du-Mont
프랑스의 위인들이 잠든 신전 팡테옹 근처에 작은 교회가 하나 있다. 길은 밤에 파리의 거리를 산책하다가 이 교회까지 오게 된다. 길을 잃어 교회 문 앞에 있는 계단에 잠깐 앉아 있는데 자정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21세기에서는 보기 힘든 자동차가 그의 앞에 선다. 바로 이 자동차가 매일 밤 열두 시 그를 1920년대, 파리의 황금시대 혹은 광란의 시대(les années folles)로 데려가게 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경험을 아내 이네즈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길은 이네즈를 같은 장소에 데려오게 되는데 열두 시 종이 울려도 마법의 자동차는 보이지 않고 이네즈는 길을 괴짜 취급하고 호텔로 돌아간다. 공교롭게도 이네즈가 돌아가자마자 같은 차가 길 앞에 선다.
여기서 20세기로 돌아가게 해주는 자동차보다 더 비현실적인 것은 길 펜더가 여기서 길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바로 옆에 팡테옹, 파리 제5구청, 소르본 대학 등 유명한 랜드마크가 있는데 길을 잃는다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