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씨네는맞고21은틀리다 <스타워즈> 편에서 못한 잡담
지금은 너무나 유명한 아담 드라이버지만, 미국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2010년 초중반부터 다소 특이한 그의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리나 던햄의 드라마 시리즈 '걸스'에서 아담 역할을 맡은 것으로 꽤 늦은 나이로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하여 노아 바움백 영화 같은 멈블코어 인디 영화에 자주 얼굴을 비추더니 어느새 코엔 형제나 마틴 스콜세지 같은 거장들의 눈에 띄어 조연으로 큰 스크린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아담 드라이버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늘 알았던 것 같은데, 내가 좋아하는 영화에서 한 번도 중요한 역할을 맡지 않아서 별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심지어 주인공 역할을 맡은 <패터슨>(2016)에서도 그냥 여느 짐 자무쉬 영화처럼 배우보다는 영화 전체적인 feel에 신경 쓰면서 보았던 것 같다. 그만큼 좋은 배우라는 의미일 것이다. 여하튼 그에게 나의 풀 어텐션을 주기 시작한 계기는 내가 텀블러에서 '레일로'라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레일로'란 스타워즈 시퀄 팬덤이 레이와 카일로 렌을 엮을 때 쓰는 커플링 이름이다. 메이저 팬덤인 스타워즈의 메이저 커플링 레일로는 팬덤 세계에서 거대 인구와 권력을 소지하고 있어 지금 숭배자 일원으로서 뛰어들기에 아주 좋은 지분의 커플링이다. 선과 악을 엮는다는 클리셰적이지만 절대 거부할 수 없는 커플링의 매력에 나 또한 대뜸 뛰어들어 아직도 헤어 나오지 못하는 중이다. 뒤에서도 보충 설명을 하겠지만, 레일로의 매력은 망상에서 나오는 것이지 배우 간의 케미스트리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아담 드라이버 혼자서 엄청 잘생기고 섹시하다. 이 이후로 엄청나게 잘생기고 섹시한 역할을 몇 개 더 하는데, 이전에는 맹한 맹서방 주조연급으로 나오다가 <블랙 클랜스 맨>(2018)에서는 홀스터를 낀 형사님으로 나오고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2018)에서는 시가를 물고 나와 제정신을 못 차리게 하고 있다. 작품 보는 눈이 좋은지 필모가 아주 출중해서 덕질하는 사람으로서 아주 자랑스럽다. 하나 왜인지 내가 침 흘리고 있는 양에 비해 실제로 본 영화는 많지 않은데, 그와 함께 앞으로 볼 영화에 관해서도 짧게 이야기하고 마치겠다.
본 영화
1. <프란시스 하> (노아 바움백, 2012)
아무 여자한테나 작업 거는 재수 없는 부자 남자 사람 친구로 나온다. 정말 잠깐씩 나오고 목소리도 잘 알려진 중저음이 아니라서 지금으로서는 거의 못 알아볼 수준.
2. <인사이드 르윈> (코엔 형제, 2013)
음악을 사랑하는 남부 출신 순박 해군 청년으로 삶에 찌들어있는 주인공 르윈 데이비스와 대조되는 캐릭터이다. 아담 드라이버는 실제로 해군이었어서 <패터슨>에서도 그의 해군 시절 사진이 액자에 담겨있는 것이 잠깐 나온다. 몇 년 뒤 르윈 데이비스 역을 맡은 오스카 아이작과는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에 같이 출연한다. <프란시스 하>에서와 마찬가지로 극 중 상당히 어려 보이기 때문에 못 알아볼 법하다.
3. <스타워즈 에피소드 7,8> (쌍제이 외, 2015~)
레아 공주와 한 솔로 사이에 태어난 아들 벤 솔로가 흑화해서 카일로 렌이 되었다. 큰 키와 중저음의 목소리가 다스 베이더 격의 악당 모습에 준하긴 하지만 특유의 청년미가 다스 베이더가 되기에는 공포감이 덜하고 징징거리는 카일로 렌을 완벽히 형상화한다. 레일로 숭배자로서 레이와 카일로 렌이 엮이는 개념은 찰떡이지만 레이 역의 데이지 리들리와 엄청 잘 어울리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마스크 벗는 장면에서 화장도 엄청 잘 돼있고 그 이후로도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 등 혼자 굉장히 섹시하다.
3. <패터슨>(2016)
패터슨 시의 시내버스 운전사이자 시인 패터슨이다. 말수가 적고 묵묵히 관찰하는 패터슨 역에 아담 드라이버의 중저음 목소리와 풍채가 제격이다. 주인공의 이름이 시(市)의 이름과 같고, 배우의 이름이 주인공 직업의 이름과 같은 것도 오묘하게 재밌다. 극 중에서 여자친구 댕댕이랑 사이가 안 좋은 것으로 나오는데, 촬영장에서는 멍멍이가 아담 드라이버를 너무 좋아했다고.
4. <블랙 클랜스 맨>(2018)
콜로라도 경찰서의 첫 흑인 경찰 론 스탈워스의 동료 플립 지머맨은 유대인 위장 형사로서 론과 함께 'KKK 까발리기' 사건을 맡게 된다. 아담 드라이버 특유의 여유롭고 쿨한 분위기가 위장 형사의 성격과 잘 어울릴뿐더러, 영화의 주인공인 존 데이비드 워싱턴을 절대 가리지 않는다. 스크린 타임이 많긴 하지만 워싱턴과 함께 같은 프레임에 등장할 때는 카메라에 등을 지고 있는 모습이 자주 나오는 것이 아주 인상적이다.
볼 영화
1. <헝그리 하트>(2014, 사베리오 코스탄조)
여친이랑 덜컥 애가 생겨서 고생하는 내용으로 알고 있다. <블루 발렌타인>을 썩 재밌게 본건 아니라서 로맨스 영화? 임에도 불구하고 엄두가 안나 아직도 못 보고 있는 중.
2. <위 아 영> (2014, 노아 바움백)
벤 스틸러 나오는 티피컬 노아 바움백 영화. 아만다 사이프리드도 나온다.
3. <사일런스> (2016, 마틴 스콜세지)
앤드류 가필드와 함께 천주교 박해가 심했던 일본으로 출장 나간 선교사 역할인 듯하다. 분명히 짠내 날듯.
4. <로건 럭키> (2017, 스티븐 소더버그)
개인적으로 스티븐 소더버그는 <섹스 비디오테이프 거짓말> 보고 나서 재수 없어서 굉장히 나중에 볼 것 같다.
5.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2018, 테리 길리엄)
아까 말했던 것처럼.. 아담 드라이버 데뷔 이래 역대급 섹시 목격 가능
6. <트랙> (2013, 존 커랜)
미아 바시코브스카랑 사막 돌아댕기는 히피 로드 무비인 듯. 풍파를 겪기 전 아담 드라이버 얼굴은 필수 관람을 요한다.
7. <더 리포트> (?)
선댄스 초청 작품, <스포트라이트>와 비슷한 분위기라는 호평이 대부분.
8. 노아 바움백 언타이틀드 프로젝트 (촬영 중)
이번엔 좀 주연급으로 나왔으면.
기타 매력 발산
<걸스>(2012~2017, 리나 던햄)
아담이 쓰레기라고 들었다. 그래도 무려 여섯 시즌 동안 아담 드라이버가 출연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행복...
<SNL> (시즌 41,44)
버거 쥬스 커피 스킷이 유명하다. 여자친구랑 비싼 커피 마시러 온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버거킹에서 만든 천 원짜리 커피라는 사실에 분노하는 재수 없는 뉴욕남
생긴 게 알라딘처럼 생겨서 알라딘 스킷도 했다.
카일로 렌이 언더커버 보스에 출연해 일개 조종사 코스프레를 하며 부하직원들과 일하는 스킷이다. 물론 성격파탄자라서 카일로 렌인 거 다 티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