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해방일지 1

심리 상담 받은 이야기

죽도록 엄마를 닮기 싫었다.


게으른 거 같기도 하고, 이기적인 것 같기도 했던 엄마. 이상적인 어머니의 모습과는 많이 멀어 보이는 모양새였고 집에 있을 때 잠을 자거나, 집에 없거나였다.


그러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에 엄마는 언니와 나를 남겨두고 도시로 돈을 벌어온다며 혼자서 훌쩍 떠나버렸다.


그러다 1년에 몇 번 우리를 만나러 양말과 옷가지를 사들고 찾아오는 식이었다. 다음번에 엄마가 올 때까지 양말에 구멍이 나지 않도록 바닥에 닿지 않게 조심조심 걸었던 기억들이 지금도 선명하다.


언젠가 오래간만에 엄마와 만났던 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우리랑 여기서 아빠랑 살면 안 돼?’라고 물었고 엄마는 그 어떤 표정도 짓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우릴 떠났던 엄마는 강남에 가서 잠깐 크게 돈을 벌었다. 2000년대 초반이니 지금으로부터 벌써 20년 전일 때였는데, 엄마가 월 1천2천을 찍었다며 어린 나에게 까지 자랑스레 말할 정도였다. ‘삼촌에게 빌렸던 돈도 다 갚았어!’라며 어린아이가 처음 만든 카네이션을 자랑하듯 좋아하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그러나 그 돈은 몸을 갈아서 벌었던 돈이었나 보다. 엄마는 최고 소득을 찍었던 이듬해에 쓰러지고 말았고, 몸의 절반이 불편한 상태로 긴 시간을 살다가 갔다.


나는 엄마가 아픈 상태로 살아갔던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엄마를 어떻게든 내 생각에서 엄마를 밀어내려고 애를 썼다. 가족들이 같이 사용하는 핸드폰 번호의 끝자리까지 엮이고 싶지 않아 대학생이 되던 해에 스스로 핸드폰 번호를 다른 것으로 바꾸었던 기억이 난다.






“기질 검사상으로 볼 때 ㅇㅇ님의 성향이 어머니와 참 많이 닮은 것 같아요.”


마음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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