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앓다

melancholi 12' 적적님의 답시

by 무화



흰 김처럼 고여 있던 너의 체온이


조용히. 그러나 끝까지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피가 아니라


의심이 흐른다는 뜻이었다


너의 내부에서


너를 부르는 소리가


점점 더 젖어가는 방식으로 울렸다


지워지지 않는 눌림이었다


더 깊이 파고드는 자리


너의 가장 부드러운 부분부터


먼저 미워하기 시작했다


손끝은 언제나


너의 약한 곳만 정확히 찾아냈고


닿을 때마다


사라져야 할 것처럼 떨렸다


지우려 할수록


더 짙어지는 얼룩처럼


너를 번져가게 했다





너는 앓다 적적


봄의 증류 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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