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반쯤 남편이 출근하면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빨래 돌리고 세수한 후 아이들 아침을 준비한다. 이불을 개어 옷장에 넣고 아침을 먹는다. 아이들이 등교할 때쯤 설거지하고 청소기를 돌린다. 학교에 가면 셋째를 어린이집에 보낼 준비를 한다.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머리를 묶이고... 세탁기가 다 돌아가면 빨래를 넌다. 아이에게 양치와 세수를 시키고 로션을 발라준 후 서둘러 베란다에 있는 분리수거할 것들을 들고 아이와 함께 밖을 나선다. 아이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컴퓨터를 켠다. 이제부터 진짜 내 시간이다.
하루 24시간 중 오로지 엄마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그 시간이 얼마나 온전한 걸까? 그래서 나는 아침에 일어나 셋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기까지 두 시간을 바삐 움직인다. 아이들 아침밥을 챙기는 것에서부터 집안을 정리하는 것까지 모든 것이 시간표가 정해져 있는 것처럼 내 몸이 자동적으로 움직여진다. 매일의 루틴이다. 셋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돌아오면 얼추 10시가 된다. 그때부터는 집안일에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글쓰기에만 몰두한다. 그것이 내가 해야 될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정한 목표에 따라 해낼 수 있는 기준을 두고 매일 반복하는 일이다.
엄마로서 주부로서 해야 될 일들도 많이 있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온전히 자신의 선택이고 결정이기 때문에 나 자신을 믿고 나아가려고 한다. 나만의 속도로 시간의 탑을 쌓으며 인내로 매일을 보낸다. 내가 그리고 있는 미래가 명확해질수록 반복의 힘은 더 커질 것이라 믿는다. 시간을 활용하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 한 시간 두 시간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목표치에 다다른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한 경험이 나 자신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하면 된다,라는 믿음이 생긴다.
바삐 움직여 만든 시간이 지나가고 어느새 오후를 향해 달려간다. 나를 위해 얼마의 시간을 쓸 수 있고, 써야 할까? 아이들을 보내고 순수하게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계산해 보면 점심을 먹기 전까지 세 시간 정도가 된다. 10시에 시작해 1시쯤 마무리 한다. 집안일은 아침 일찍 혹은 1시 이후로 짬짬이 하면 된다. 그 시간을 방해하는 요소 없이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흘러간다.
엄마의 시간은 소중하다.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어린 자녀를 돌보고 책임져야 하는 엄마로서,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을 때 어떻게 보낼지 선택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 시간만큼은 꼭 지키겠다는 결심이 서야 한다. 집안에 있다 보면 손길이 필요한 곳이 이곳저곳 보여 하나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기보다 하나를 선택해 그것만 생각하는 몰입의 힘이 필요하다.
나는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오늘도 나는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을까?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 평가 내리기는 어렵지만, 단 하나 분명한 것은, 오늘의 시간 또한 통장에 돈을 저금하듯이 쌓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오늘의 결과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 믿는다. 애쓰고 노력한 만큼 나아지고 있다고.
스스로 정한 계획과 목표를 이루었을 때 나타나는 하나의 결과물은 금고에 쌓아두는 금처럼 매일매일 하나씩 불어났다. 그날그날 쌓아 올린 글은 저축통장에 한 줄씩 찍히는 금액과도 같았다. 적금을 붓듯이 글의 양이 적든 크든 매일 적립되고 있다.
글은 나만이 만들 수 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수공예품이다. Hand made by 이경진 봄날이 달팽이가 적힌 라벨을 붙인 하나의 상품이 된 듯 뿌듯함이 밀려온다. 전매특허를 가진 듯 고유한 느낌이다. 글이 하나도 똑같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대량, 소량 생산도 아닌 단 하나의 상품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왜 이리도 글쓰기에 진심일까, 하는 질문이 떠오른다. 책을 낸 후 글을 쓰며 내 잠재의식 속에 또 하나의 책이 나올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일까? 결과물을 한 번 만들어 보았으니 다음에 또 만들 수 있고, 더 잘할 수 있다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새겨진 걸까?
내 책상에는 출간한 책과 사명선언문이 적힌 액자가 놓여 있다. 내가 글을 써야만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놀고 싶고 쉬고 싶을 때 이 책과 액자를 보면 초심으로 돌아가 책상 앞에 앉게 된다. 구체적인 목표가 나를 자극한다. 열심히 해야지,라는 마음의 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고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인생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내게 남은 시간 중 지금이 가장 젊고 에너지가 있을 때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며 성장할 수 있는 때가 지금이라는 것을 믿기에 오늘도 나는 책상 앞에 앉는다.
작가님들께 ⸜❤︎⸝
어제는 비가 많이 왔습니다. 우중충한 하늘을 보며 누군가 슬퍼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습니다. 또 날씨가 흐리네, 슬픈 일이 있는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날씨는 참 다양합니다. 예측하기도 어렵고요.
좋았다가 흐려지고, 기온이 낮아진 것 같긴 한데 습하고...
사람 마음도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은 맑다가도 내일은 흐리고,
하늘은 맑은데 소나기가 내리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감정을 잘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는 감정을 잘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숨기고 있는 듯합니다.
솔직한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 것이 감정표현인 것 같습니다.
글을 쓸 때만큼은 작가님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났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은 그 누구도 아닌, 작가의 것입니다.
저는 그 마음을 소중하게 지켜주고 싶습니다. 저 또한 저의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고 싶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저는 이곳 브런치에서 여러 감정을 발견합니다. 내 감정이 소중하듯 상대의 감정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훈련의 장이 바로 이곳 인 것 같습니다.
저는 작가님들의 마음이 궁금합니다.
오늘은 어떤 일로 기쁘고 행복한 지, 혹은 힘이 드는지...
작가님, 오늘 감정의 날씨는 어떠신가요?
저의 첫 책입니다. 사랑과 관심 부탁드려요^^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5132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