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여정을 돌아보며 - 꾸준함이 답이다
글쓰기를 지속하다 보면 드는 생각이 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왜 이리도 반응이 없지?
처음 블로그에 글을 썼을 때를 생각해 보면 평가나 반응이 내 시선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쓰는 것 자체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셋째를 낳고 백일이 되었을 즈음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당시의 나는 글을 쓰면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음을 다 쏟아부었다. 후련해진 마음으로 하루를 버텨내었다. 그러다 1년 즈음되었을까, 조회수가 계속해서 0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로 내식대로 써온 글은 어디에도 공감받기 어려웠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글을 써오다 브런치를 알게 됐고, 조금씩 반응이 오기 시작하면서 글을 잘 쓰고 싶은 욕구가 올라왔다. 특히 '브런치스토리로 제안받는 새로운 기회'라는 말은 작가라는 꿈을 갖게 했고 계속 쓰게 하는 힘이 되었다. 어떤 결과가 있을 거라는 희망과 기대감이 있었다. 작가라는 명확한 꿈을 갖고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쓰다 보니 내 글이 어떻게 읽힐지 궁금했고, 반응이 좋으면 좋을수록 직업으로서의 작가가 되기를 바라게 되었다.
댓글과 라이킷, 그리고 구독자 수의 증가로 자신감을 얻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 어떤 제안도 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제안이 온다 해도 광고나 홍보가 대부분이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글로 어떤 결과가 생기지 않으니 답답했다. 순수하게 쓰고 싶어 시작한 글쓰기가 보상을 바라는 글쓰기로 변질되었던 것이다. 어느 순간 글이 막히기 시작했고, 뭘 써야 할지 몰라 글을 쓰는 행위 자체를 할 수 없게 되었다. 브런치북을 만들어 보면서 주제에 맞게 목차를 구성하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글쓰기 강의를 수강해 들어보았지만 현실적으로 적용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스스로 찾아야 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에 책 쓰기를 만났다. 코칭을 통해 책을 쓰게 되었는데, 초안을 만들면서 그동안 글쓰기에 소질이 있다고 착각했던 것을 알게 됐다. 글을 독자의 입장이 아니라 내식대로 써왔던 것이다. 초안을 완성하고도 몇 번이고 다시 써야 했다. 그 과정에서 글의 구조나 흐름을 파악하게 됐고, 단번에 ok 받는 꼭지들이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보면 책을 쓰고 출간한 후 글쓰기가 더 재미있어졌다. 책을 냈다고 해서 내 글쓰기가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책 쓰기가 글쓰기를 멈추지 않게 하는 수단이자 과정이 되었다. 책출간은 최종목표로 가는 중간 목표였던 셈이다.
글쓰기란 기한이 없는 것이고 멈추지 않으면 되는 것이라는 울림이 왔다. 하다 보니 책으로 이어지고 강연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 자체를 사랑하고 즐길 수 있다면 좋겠다. 책이나 강연이 목표가 되어버리면 실망을 하게 되고, 나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글쓰기 자체를 멈추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글쓰기를 생활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하루 일과 중의 하나인 것이다. 일상의 이야기를 일기의 형식이 아닌 특정 대상을 정해놓고 일관된 흐름으로 쓰게 된다면 글쓰기의 실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책 쓰기가 가능해질 것이다.
글쓰기를 즐기되 글쓰기의 방법을 적용해 독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의 글을 보게 되면 퇴고하는 습관을 기르게 된다. 누군가 읽어주기만을 바라지 않고 꾸준히 쓰게 되면 글쓰기를 멈출 이유가 하나도 없는 듯하다. 생각과 시선을 확장하고, 자신의 관점으로 써나가다 보면 독자들도 또 다른 시선을 마주하게 되리라.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또 다른 창이 되어줄 것이다.
꾸준함이 답이다
최종목표는 지속적인 글쓰기다. 인간의 생각은 멈추지 않고 흐르기 때문에 언제든 기록으로 남겨둔다면 나만의 자산이 된다. 글은 쌓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의 결실을 눈앞에 두지 않고, 하나의 글을 완성해 나가다 보면 뿌듯함이 밀려온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생기다 보니 하면 된다는 것을 알고 만족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글을 써나가게 된다. 마치 미션 하나를 성공한 느낌이다.
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직업을 갖기 위해 매일 노력해 왔을 것이다. 지식이나 기술을 익히기 위해 공부와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하루에 시간을 정해놓고, 무조건 하는 것이다. 미루지 않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글을 써왔던 비결은 바로 꾸준함이었다.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오로지 나만의 속도로 해 나왔다.
나의 목표는 글을 계속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들이 내 안에 쌓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고, 되고 있다고 믿는다. 5분, 10분 나를 위해서 투자하다 보면 어느새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언니가 대학생 시절 한 학기 휴학을 하고 직업을 갖기 위한 시험을 준비했었는데, 그 당시에 그 분야에서 최연소로 합격했었다. 언니 역시 그 비결을 엉덩이 떼지 않고 공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 역시도 꾸준함은 엉덩이의 힘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글을 하나 완성하는데 최소 걸리는 시간이 두세 시간에서 세내시간이다. 생각을 정리하며 글을 쓰고 퇴고하는 것까지 합한 시간이다.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그만큼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독자들이 읽기 쉽게 퇴고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읽어보는 시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글쓰기는 시간의 선택이다
인간이 가진 자유 중 하나는 자기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 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관점을 달리해 생각해 보면,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내 존재를 확인받고 인정받게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 또한 사람의 욕구 중 하나인데 이루어냄으로써 느끼는 기쁨은 살아가는 힘이자 원동력이 된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내가 꼭 해야 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후 방해받지 않고 움직일 수 있게 되는데, 그 시간 동안 무얼 할지 생각하고 선택해야 한다. 엄마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싶을 수도 있고, 어디론가 이동해 바람을 쐬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런데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잠시 내려놔야 한다. 글쓰기가 나에게 주업이라고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다. 주부로서의 일을 놓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잘 활용해 둘 다 해내는 것이다. 다만,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를 보내고 10시부터 1시까지 무조건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쓴다. 글의 양이나 완성도 보다 내가 쓰고 싶은 내용을 어떻게 전달하느냐를 생각한다. 독자가 읽고 생각할 수 있고,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는 글이 되도록 읽고 또 읽으며 정리한다. 어릴 때부터 작가라는 꿈이 마음 한편에 있었지만, 재능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매일 꾸준히 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이건 꼭 내가 해야 하고 하고 싶은 것이라는 생각이 나를 움직였을 뿐이다. 하다 보니 내 장점이 꾸준함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 글을 통해 독자들에게 꾸준함이 답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도, 꾸준히 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답이 오지 않는가?
작가님들께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들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참 행복합니다.
서로 보이지는 않지만, 글로 만나는 우리는, 글로 맺어진 인연이라 생각하니 귀하게 생각됩니다.
서로의 생각을 판단이나 편견 없이 가만히 듣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글로 온전히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다가옵니다. 저 또한 온전히 저의 생각과 감정을 인정받고 존중받았다는 느낌을 받았던 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더욱더 글쓰기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들은 무얼 할 때 가장 행복하신가요? 무엇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으신가요?
저의 질문이 작가님들께 생각의 통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저의 첫 책입니다. 사랑과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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