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을 쓸 주제를 정했는데 글을 채워나갈 내용이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억지로 써 내려가는 느낌이 들 때 나의 마음이 헛헛해진다.
2. 아이에게 잔소리 한 다음 날. 나는 왜 그렇게 까지 밖에 말을 할 수 없었던 걸까. 감정을 섞지 않고 아이에게 차분히 얘기할 수는 없었을까? 왜 기다려주지 못했던 걸까. 아이를 믿어주고 기다려주겠다던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어느새 잔소리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게 된 것 같다. 후회가 밀려온다.
3. 아이들을 학교와 유치원에 보내고 친하게 지내는 애기 엄마에게 차 한잔 하자 말하고 싶은데 말하지 못할 때. 글을 쓸 시간이 많지 않아 수다 떨 시간이 없게 느껴져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망설여진다.
4. 어제파를 썰다 손이 베였다. 큰아이에게 밴드를 사다 달라 부탁했다. 집에 돌아온 아이의 손에는 밴드와 함께 나에게 줄 커피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순간 고맙고 미안했다. 엄마의 기분까지 생각해 커피도 사 오고. 대견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 건 이때뿐이었는지. 나의 잔소리는 계속됐다. 만화 그만보고 할 일 해라, 가방 방에 갖다 놔라, 책상 정리해라, 이빨 닦아라 등등. 가만히 있는 아이에게, 음악 틀어놓고 춤추는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고 만다.믿어주겠다 다짐했던 나는 어디로 간 건지.
5. 주변에 이야기를 나눌 애기 엄마들은 있지만 글쓰기에 대한, 미래에 대한 고민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애기 엄마들이 없어 마음이 헛헛하다.
6. 어딘가에 혹은 누군가에게 기대감을 가지게 될 때.
소속에 대한 의무가 없는 그룹에 소외감을 느낄 때.
7. 나의 MBTI는 INFP로 공상가 혹은 이상주의자로 불린다. 이상주의자란 말이 내겐 '현실도 모르는 바보'로 들린다. 당장의 결과는 없지만 가능성을 내다보는 이상주의자. 지금을 견디지 못하고 빠른 결과만을 바라고 있는 건 아닌지 한심스럽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기가 이리 어렵단 말인가.고민과 걱정, 후회가 담긴 박스 안에서 오늘도 나는 허우적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