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첫째는 수학문제집을 풀었다. 공부하라는 잔소리에도 꿈쩍 않던 아이가 스스로 문제집을 펼쳤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싫은 것만 해야 한다는 아빠의 말을 수만 번 들어도 집에서 공부를 하지 않던 아이였는데 오랜만에 책상에 앉아 연필을 쥐고 끄적이는 걸 보니 대견하면서도 그렇게 된 마음의 동기가 뭘까 궁금했다. 춤을 계속 추려면 수학시험에서 85점 이상 맞아야 한다는 아빠의 말 때문일까? 계속된 잔소리에 하기 싫음을 온몸으로 표출하던 아이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오늘 산 문제집 풀고 자면 어때?"라는 한마디에 벌떡 일어나 공부방으로 들어갔다.
억지로 시켜야만 하는 부모의 마음도 편치 않은데 공부에 대한 온갖 협박과 잔소리를 들어야 했던 아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해야만 하니까,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던 나는 어쩔 수 없이 그 말을 내뱉었다. 학습이 강요가 되어버리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고 답답한 마음이었다. 학원에 보내면 금방 해결될 문제일 수도 있지만 모든 걸 사교육으로 돌릴 수 없는 형편이기에 어떻게든 스스로 공부하고 깨우치길 바랐다. 그런 나의 바람에 응답하듯 아이는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갔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학습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끊이지 않았다.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선행학습을 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어렵다는 말을 숱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춤을 정말 잘 춰서 그 길을 가지 않을 수 없었으면 했다. 학창 시절 공부에 자신이 없었던 나는 누구보다 뼈아픈 현실을 잘 알고 있었고,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한길만 파자라는 심정으로 글을 쓰고 있다. 아이도 조금만 더 오기를 부려서 하나 만이라도 제대로 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춤 하나만을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어떻게든 학습과 춤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동기부여를 할 확실한 도구가 필요하다.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기가 되었다. 아이는 춤으로 예고 진학을 희망하고 있고, 아이가 갈 수 있는 실력만 갖춘다면 지원해 줄 생각이다. 어려서부터 기본 실력을 쌓아야만 갈 수 있는 길이기에 중학생이 되기 전에 예고진학을 위한 계획과 전략을 세우고자 한다. 댄서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단계별 목표를 구체화할 것이다. 엄마인 내가 다 알아봐 주고 계획을 짤 수도 있지만 아이가 스스로 만들어가길 원하기 때문에 나는 옆에서 조력자로서 함께하기로 했다. 아이는 각 학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입시 조건을 조사하고 댄스학원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하였다.
입시조건을 알아본 후 아이는 실기만큼이나 내신성적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춤은 학원에서 배우고 열심히 연습하면 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학원을 다니지 않는 과목은 어려워했다. 특히 수학을 어려워했는데, 아이도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문제집을 사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수학공식을 어디서 써먹느냐는 말은 더 이상 의미 없게 되었다. 예고 진학을 위해 필수로 해야만 한다. 현실타격이 온 후 아이의 태도는 조금씩 달려졌다. 학원에 가지 않는 날에는 집에서 쉬지 않고 춤을 추었고, 학원에 다녀온 날에는 잠을 자기 전 수학문제를 풀었다. 어려운 과정임을 알지만 스스로 해보겠다고 하는 마음자세가 기특하고 예쁘다.
아이의 마음을 돌봐주기보다 외적으로 잘해야만 하는 것들을 강조하고 강요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는데, 아이 스스로 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안도의 숨을 쉬었다. 입을 꾹 닫지 못하고 잔소리할 땐 나도 어쩔 수 없는 부모가 된다. 이루지 못한 꿈을 아이에게 전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아이의 인생을 위해서라고 하면서 진짜 내 마음은 숨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 마음을 아이의 꿈으로 가리고 싶지 않다. 나 또한 꿈이 있는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꿈을 위해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간다. 꾸준한 노력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하며 매일 글을 쓴다.
꿈을 가지는 이유는 뭘까? 행복하기 위해서,라는 울림이 온다. 아이는 춤을 출 때 행복하고 나는 글을 쓸 때 행복하다. 긴 사유의 과정으로 하나의 글이 탄생될 때 성취의 기쁨을 맛본다. 어린아이가 무엇이든 스스로 하려고 하는 것처럼, 나 역시도 스스로 성취해 낼 때 만족감을 느낀다. 글을 쓰는 힘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얻은 기쁨이자 행복이다. 행복한 감정은 바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움직일 때 찾아왔다. 그 과정을 즐긴다면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해내는 기쁨이 글쓰기를 통해 주어졌고, 잔잔한 삶의 물결 속에 역동적이면서도 단단한 힘이 생겼다. 몸에 체력이 길러지듯 마음에도 근육이 붙고 새살이 돋았다. 턱에 걸려 넘어져 멍이 들고 피가 나도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해져 있을 때 사람의 회복능력이 이리도 뛰어나다는 것에 감탄했다. 자신이 느끼지 못하는 새에 회복되는 것처럼 마음 또한 스스로 회복할 수 있었다. 발전과 성장을 위한 생각들이 마음에 바르는 연고가 되었고, 마음을 보호하는 막이 되었다. 마음의 빈 공간이 긍정적인 요소로 채워질 때 행복이 차오름을 느꼈다.
꿈은 현실에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실천해야 의미가 있었다.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은 진부하지만 정도도 지름길도 없었다. 품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시간 또한 기꺼이 내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노력은 책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글을 쓰며 알 수 있었다. 나만의 문체와 표현방식도 써야지만 알 수 있는 것이었다. 미세하지만 결이 다르다는 것을 여러 작가들을 통해 느끼곤 했다. 쉽게 읽힐 수 있는 것 또한 글을 쓴 횟수나 시간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가 되어야 함을 알았다. 자연스러운 흐름은 수많은 어색한 문장과 문단 뒤에 탄생된다는 것을.
나에게 글쓰기란 무언가를 알고자 하는 끝없는 연구의 과정이다.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얻을 때 충만함을 느낀다. 인내로 얻은 행복이다. 어쩌면 댄서라는 꿈을 가진 첫째도 끝없는 연습과 훈련으로 결과를 만들어 보았기 때문에, 그 경험이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자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행복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얻어지는 기쁨이다. 어떤 힘든 상황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게 한다.
잔잔한 물결과도 같은 일상에 변화를 주고자 글쓰기에 임했던 나는, 결과만으로 행복을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생각을 정리해 내는데 인내를 요했고, 하나의 글로 만들어보니, 아, 행복은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구나,라고 머릿속에 느낌표 하나가 떠올랐다.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 수공예 제품처럼 생각을 한 땀 한 땀 꿰었다. 박음질을 하듯 촘촘하고 튼튼하게 문장과 문장을 이어갔다. 연결을 통해 하나의 문단이 되고 하나의 글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끈기를 발휘하고 인내심을 기르는 등의 내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찌개를 푹 끓이듯 마음을 다했다. 그 노력은 생각하는 훈련이자, 마음을 다스리는 마음 운동이었다.
Artist라는 단어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유튜브로 가수의 라이브 영상을 보는데 엔딩크레디트 맨 위에 떠있는 이 단어가 크게 보였다. 평범하고 고요한 일상을 글쓰기로 채워가는 나에게 아티스트란 칭호를 감히 붙여보고 싶었다. 무에서 유로 만드는 사람. 행복이란 주제로 글을 쓰며 꿈을 위해 노력하며 얻는 기쁨이 행복이라고 정의를 내리게 됐고, 스스로 만들어 간다는 의미에서 작가란, 행복을 창조하는 사람이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학습에 대한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싫은 것만 해야 돼"라는 말을 남편이 자주 하는데, 나는 이 말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들릴지 궁금했고, 한편으로 부정적인 느낌이 들어 다른 말로 바꿔 보고 싶었다. 나라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엄마는 좋아하는 것을 하면 행복한 느낌이 들어. 글쓰기가 어렵지만 시간과 노력으로 만들어 냈을 때 성취감이 있어. 글을 쓰기 위해서 많이 생각하고 읽고 쓰는 노력을 해야 돼. 너희들도 미래에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 돼. 그 준비가 공부이고. 열심히 해서 얻는 결과로 행복한 미래를 만들 수 있어. 너희들도 해내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
행복이란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결국 행복하기 위해서 글을 쓰고 공부하는 것이라고. 누구든 행복을 창조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작가를 큰 의미로 생각했을 때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고,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든 어떤 누구와 있든, 행복은 스스로 좌우하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과 행동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생각과 행동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나는 혼자 있는 시간에 글쓰기를 하기로 선택했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웃으며 인사하고 긍정적인 언어로 말하기를 선택했다. 그 변화를 조금씩 체감하고 있다. 유치원 등하원 버스를 기다릴 때가 거의 유일한 외부와의 소통시간인데, 엄마들과 매일 마주하는 5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 행복한 5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먼저 웃으며 인사하고 안부를 물었다. 불편하고 어색했던 공기가 점차 부드러워졌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되었다. 근황도 나누고 칭찬도 나누며 채우는 시간이 퍽 즐겁다.
마음가짐이 하루를 결정한다.
작가님들께 ⸜❤︎⸝
저는 엄마이자 주부입니다. 글을 쓰고 있어요.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첫 번째로 행복하기 위해서입니다.
두 번째는 일상의 변화를 위해서입니다.
주부로서 어떻게 시간을 활용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을 쓰는 일상으로 바뀌었지만
지속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출근하듯 매일 같은 시간에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수십 번 수백 번 입으로 되뇌며 문장을 완성했습니다.
글쓰기의 걸음을 떼기 위해
말하는 투로 글을 쓰는 연습을 했습니다.
나와 나 자신이 대화를 하고 있던 것입니다.
시간의 투자와 노력이 글쓰기의 질을 결정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오늘 내일 모레 글피 글쓰기를 이어갔습니다.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시간이 힘들기도 하지만
하나의 글이 되면 행복했습니다.
아, 내가 행복하려고 글을 쓰고 있었구나!
어떤 결과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매일 쓰는 사람이 되자, 로 바뀌었습니다.
소중한 일상이 글로 채워지며
마음 또한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고
내 주변도 밝게 바뀌어 갔습니다.
작가님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보내고 계신가요?
작가님들께 행복 에너지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
가족 안에서 흔들릴 때
그런 나를 감싸 안으며
나 자신을 토닥였습니다.
마음이 단단한 사람으로 성숙해 가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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