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성공과 꾸준한 실패는 포기하지 않을 때에만 경험할 수 있다.
-봉현,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
요즘 나의 화두는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나의 글에 대한 공감도도 많이 느낄 수 없고 글에 대한 평가도 없어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는 건지 늘 의문스럽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책을 본다. 에세이든 글쓰기에 대한 책이든 제목이 와닿으면 인터넷으로 바로 주문을 한다. 자신의 일상과 루틴을 일기처럼 적어놓았지만 늘 반복되는 하루에 작가만의 새로운 깨달음이 더해져 볼만했다. 독자들을 위한 글은 이렇게 쓰는 거야라고 나에게 한 수 가르쳐 주는 듯하다. 글쓰기에 대한 책들을 보니 많은 현직 작가들이 포기하지 말고 계속 쓰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었다. 쓰니까 작가라고, 출간해서도 글을 쓰지 않으면 작가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 글을 보면 다시 불끈 힘을 내어 글을 쓴다. 비록 표현력에서 현직 작가들과 많이 차이가 날지라도 계속해서 써본다.
그럼에도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걱정스럽다. 이렇게 하면 되는 것인지 고민이 된다. 어디에다가도 물어볼 곳이 없다. 오로지 책을 통에 의지하고 있다. 지금 내 옆엔 정여울 작가의 '끝까지 쓰는 용기'란 책이 있다. 생각이 떠오르지 않거나 간절함에 눈물이 나려 할 때 이 책 표지를 본다. 책 내용도 좋지만, 표지 제목만 봐도 용기가 난다. 계속 써야 할 것만 같다. 세로로 쓰여 있는 제목을 보며 그래, 끝까지 써보자. 끝까지 가는 사람이 용기 있는 거라고 나를 다독여 본다.
브런치에 본격적으로 글을 올리기 전엔 블로그에 일기를 썼다. 나는 나름의 글이라 생각했지만 일기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렇게 일기를 쓰다 에세이를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만의 글이 아닌 대중을 향한 글을 써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책을 내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수입을 낼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글쓰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되었을 때 '고민의 답'이란 책을 읽게 됐다. 출간 이벤트로 저자인 글배우님과 전화 고민상담을 하게 됐다. 글배우님은, 독자를 향한 글쓰기를 해야 한다고 조언해 주셨다. 계속해서 사유하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자신보다 더 성공한 작가가 될 거라며 진심 어린 응원을 해주셨다. 그 후 처음으로 '독자를 향한 글쓰기'의 여정과 고민이 시작됐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셋째의 낮잠시간이 왔다. 아이가 잠이 든 사이 쓰레기를 버리고 맥주를 사러 편의점에 다녀왔다. 더운 날씨에 냉장고 속 시원한 맥주가 당겼다. 아이들이 있으니 무알콜을 사려했지만 음료 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알코올이 있는 맥주를 들었다 놨다 하다 결국 스파클링 음료수를 골랐다. 제로 슈가라 쓰여있는 음료수였다. 투명하고 긴 컵에 얼음을 넣고 음료를 가득 부었다. 거품이 올라오면서 마치 맥주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음료가 가득 담긴 컵을 들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떠오르는 문장을 썼다 지웠다 했다.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지고 피곤함이 몰려와 생각의 통로가 차단이 되려 했다. 스트레칭을 하며 어떻게든 졸음을 쫓아본다.
무더운 여름이 정신없이 지나간다. 지금의 이 더위도 곧 지나갈 거라 믿으며 땀을 뻘뻘 흘려도 괜찮다고 나를 토닥인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선풍기를 틀고 글을 쓰기 위해 책상에 앉았다. 오늘도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하며 글을 쓴다. 생각을 달리 하기 위해 여행도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지만 여전히 나는 늘 같은 곳에 있는다. 어린아이를 돌보며 틈틈이 글을 쓴다. 책을 출간한 작가들처럼 좀 더 새로운 시선으로 일상을 바라보고 싶지만 생각대로 되진 않는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쓰라고 용기를 주는 책의 메시지를 따라 그저 다시 쓸 뿐이다. 공감의 하트가 많지 않아도 좌절하지 않으려 애쓴다. 글을 꾸미려 하지 말고 내 마음을 진솔하게 기록해보자고, 멈추지 말자고 머릿속에 되뇐다. 억지로 창의적이 되려 하지 말자고, 쓰다 보면 독자에게 힘이 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본다. 끝까지 계속 써보자. 내가 나에게 주문을 건다.
지금의 생각과 고민들을 글로 기록하다 보면 성공도 실패도 경험해 볼 수 있을 거라고. 현재의 내가 이런 고민을 했었다고 돌아볼 수 있는 오늘의 기록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