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이란 다크초콜릿을 먹어보자

현실 극복 프로젝트 1. 인내심마저 달달하리.

월화수목금토일.


일주일의 반복이 다시 시작되기 전 일요일 밤이다. 하나의 미션을 완벽히 해내고 맞이한 선물과도 같은 귀한 시간이다. 조용히 책을 읽거나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깨닫는다. 아이의 인기척으로 깨어나 아침을 맞으면 분주한 하루가 시작이 된다. 시끌 시끌 복작 복작 아이들의 노는 소리 웃는 소리 울음소리로 하루를 가득 메운다. 여러 소리의 맞물림으로 내 귀는 쉴 틈이 없다.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요청 사항이 끊이질 않는다. 그런 와중에 막내는 여기저기 기어 다니며 빨고 종이를 찢어댄다. 이빨이 나면서 가려운지 이것 저것 다 물어뜯는다. 베란다로 기어 나가 슬리퍼를 만지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온 신경이 쏠린다. 밥해 주고 설거지하고 돌아서면 또 밥을 하고 설거지하고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줍는다. 막내가 여기저기 쏟아놓은 물건들을 정리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분주한 때인 것 같다. 지금은 아이들이 방학이라 더 바쁘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내가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글쓰기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만큼 나를 안정시키는 것이 또 있을까. 나의 마음을 괴롭히는 외적인 것들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 시간을 얻기 위해 내가 가진 인내심을 모두 쏟아야 한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들과 내 심장을 찌르는 말들을 모두 참아내야 한다. 그래야만 나만의 평화로운 시간을 가질 수가 있다. 나름 참고 인내하며 버텨온 시간이 지나고 나면 밤이 오고 하루를 정리할 시간이 찾아온다. 요거트의 신 맛을 잡아주는 달콤한 꿀 한 스푼 같은 달달한 시간이 나를 기다린다.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한 나를 쓰다듬고 온종일 느꼈던 피로와 속상함을 글로 날려 보낸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버텼던 하루의 끝에 나를 찾아간다.


한때는 너무 조급해 스트레스가 쌓였다. 내 시간을 갖지 못하고 나만의 어떤 성과를 이루지 못함에 초조했다. 하루에 하나씩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는데 목표한 바 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나를 감정적으로 힘들게 했다. 아이들이 나를 힘들게 하는 행동에 화를 참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마음을 바꿔 먹었다. 지금 내 상황에서 매일매일 글을 쓰는 것이 나에게 맞지 않는 거라고 그러니 글의 숫자에 집착하지 말자고 그렇게 마음을 먹었다. 매일 쓰지 못해도 글에 대한 사랑의 마음은 놓지 말자고 다짐했다. 쓰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바로바로 기록했다. 제목을 만들어 놓기도 하고 문장을 적어 놓기도 했다. 생각에 생각이 쌓이면서 글을 쓸 시간이 오면 그걸 다 풀어놓았다. 크게 고민하지 않고 글을 써 내려갔다. 바쁜 하루 속에 하나의 글을 완성하기 시작했다. 글을 쓰고 주욱 읽어 내려가면서 맞춤법 검사를 하고 발행을 했다. 발행 후 작지만 큰 성취감을 느꼈다.


어느새 12시를 넘기고 또 다른 하루를 맞이했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만은 희망으로 부풀어진다. 이 시간을 맞기 위해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가늠해본다.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한 나에게 박수를 쳐준다. 반복되는 오늘 하루를 버텨낸 인내심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 어린아이를 돌보며 나를 찾기 위해 노력한 나를 토닥인다. 애썼다. 자랑스럽다. 엄마이기에 지금의 도전이 값지다. 내가 나를 칭찬한다. 오늘의 기록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힘이 되기를, 자신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본다.


달달한 초콜릿과 라테가 떠오른다. 최선을 다해 보내기 위해 애쓴 나의 인내심마저 달달해진다. 피곤한 순간 초콜릿 한 모금으로 눈이 뜨이는 것처럼 인내심에 달달한 사랑을 보태본다. 내일도 달달한 인내심을 발휘해 보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쌉싸름하면서 달콤한 인내심이란 다크 초콜릿을 먹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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