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에게 글을 쓰라고 하지 않았다. 권유는 있었어도 꼭 해야 한다고 하지는 않았다. 글을 쓰겠다 했던 것은 나의 결정이었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끝까지 해보겠다고 나에게 다짐했다. 숙제를 내고 검사를 받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을 다 스스로 해야 했고, 스스로 움직여야 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글쓰기에 내 마음을 다하게 될 줄은 몰랐다.
글을 쓰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기로 결심하고 거의 매일 새벽에 일어났다. 알람은 맞추지 않았다. 몸의 반응에 기대어 일어났기 때문에 그때그때마다 기상시간이 달랐다. 오늘도 역시 새벽에 일어났다. 전날 아이들이 일찍 잠에 들어 얼른 집안 정리를 마치고 잠에 들었다.
오늘 기상 시간은 새벽 2시이다. 일찍 일어나기 위해 일찍 잠에 들었다. 아이들이 8시쯤 잠에 들었고, 나는 9시도 되지 않아 잠이 들었다. 일찍 자기 위해 저녁을 먹지 않았다. 아무래도 저녁을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잠자리에 누우면 속이 더부룩해 잠을 잘 수가 없다. 잘 한 선택이었다. 배는 좀 고팠고 음식이 조금 당겼지만 잘 참았다. 이런 노력이 언젠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거라는 마음 하나로 나는 저녁식사를 참으며 이 시간을 기다렸다.
지금이 바로 생각할 시간
간절하게 느꼈던 초심과 열정이 옅어질 때, 그때가 바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다. 마치 가파른 산을 오를 때의 느낌과 같다. 거대한 바위들을 밟고 지나가기 위해 다리에 온 힘을 쏟아야 할 때처럼, '그만둘까, 나는 왜 잘 못할까'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은 누르고 젖 먹던 힘까지 쏟아야 한다.
내 안의 침묵을 깨고 마음이 내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제자리인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는,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던 그때를 떠올리면서 가만히 멈춰 있어 보라고. 사람은 결코 혼자일 수도 없고 혼자일리도 없다는 마음에 더 이상 혼자이기를 내려놓기 위해 글을 썼던 것처럼.
사람의 마음은 너무나 제각각이라, 각자의 마음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니 한 명 한 명에게 다 마음을 쏟을 순 없다. 오히려 나에게 집중하고 나에게 떠오르는 메시지들을 써 내려가다 보면, 나의 글에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다. 나는 이 마음을 믿고 오늘도 글을 쓴다.
지체하지 말고 뜸 들이지 말고 내뱉어 보자
나는 어떤 특정한 지식을 가지고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한 번씩 글이 써지지 않고 벽에 부딪힌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독서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내 오감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그때그때마다 떠오른 느낌들을 적어나가게 된다. 그만큼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책상 앞에 앉아 가만히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책도 보면서 말이다. 시간을 내야 한다. 배우고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쌓인 느낌과 기억들을 잘 정리해 내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엔 나의 말로 써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수많은 책 속에 많은 이들이 감명받을 수 있는 글들이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그 말들을 포장해 낼 수는 없다.
스스로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 보아야 한다. 노력은 결코 헛 되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믿는다
스스로를 믿는 만큼 성장한다
인생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나와의 약속이다. 선하게 살겠다고 다짐하는 것도, 열심히 살겠다고 하는 것도 오로지 나와의 약속이다. 누가 시켜서 사는 것이 아니다. 그 누구도 나 대신 살아줄 수 없고 나 대신 죽어줄 수도 없다. 그러니 나를 믿어야 한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를 믿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힘들다고 포기할 수 없고 나를 내려놓을 수도 없다. 함부로 죽을 거라고 말할 수 없다. 죽음 이후의 모습은 그 누구도 알 수도 상상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죽음 이후에도, 그 누구도 책임져 줄 수 없다. 구원, 그런 거 잘 모르겠다.
내가 갈 길은 내가 알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 머리로는 알 수 없다. 영혼이 있다면 내 영혼이 알겠지. 그래서 더 열심히 살고자 한다. 더 나은 길이 있다면 그 길로 갈 것이다. 나는 그 길을 찾기 위해 글을 쓴다.
내면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배우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안다. 본성이 선하기 때문이다. 지식으로 정의 내리지 않아도 악은 악한 거라고 마음으로 안다. 남을 괴롭히던 사람도 최후에 가면 벌을 받는다. 용서를 받을 수 없다. 반성문 하나로 그 죄가 없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속 악을 누르고 선하게 살아가려 노력한다. 최소한 피해는 가지 않게 살려고 한다.
우리 마음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노력하고 애쓴 것도 다 자기가 안다. '이만하면 됐어, 이 정도면 훌륭해' 하는 마음은 거짓 마음이다. 속이려 하지 않아도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애쓰면 애쓴 만큼 돌아올 것이다. 언젠가는 그 노력이 하나의 결과물로 나타나 세상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을 위해 애쓰고 또 애써야 한다.
마지막 한 방울의 에너지까지 쏟아부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도 마지막 한 방울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우린 앞으로 나아가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 그러니 조금만 더 힘을 내자.
그대의 말 한마디
가끔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하다.'라는 말을 듣는다. 가진 것은 많지 않아도 남을 위해 베푸는 사람들을 보며 하는 말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와 반대로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란 속담이 있다. 그야말로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해 준다.
칭찬 한 마디로 돈이 나가지 않는다. 이왕 사는 거 좋은 말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나의 한마디 말로 누군가는 힘과 희망을 얻을 테니 말이다. 자녀들에게도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나는 그 말의 힘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아기도 '사랑한다. 엄마에게 태어나줘서 고마워'라고 말하면 어여쁜 소리를 내며 방긋 웃는다. 말엔 힘이 있고 기운이 있다. 단점은 말하지 않아도 자신이 알고 있다. 자신이 가진 강점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누군가는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모르고 헤매기도 한다. 그럴 때 누군가가 옆에서 응원의 말을 건네면,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