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독립을 준비 중입니다.

육아맘의 독립 선언

요 며칠 아이들이 감기로 콜록콜록하는 소리와 코푸는 소리로 온 집안을 가득 메웠다. 괜찮던 막내마저 언니들에게 옮았는지 예방주사를 맞고 온 날부터 열이 나더니 감기로 이어졌다. 작은 얼굴로 가래 섞인 기침소리를 내고 재채기를 할 때마다 코가 주우욱 나왔다. 덕분에 나도 같이 잠을 잘 못 자서 새벽시간을 잘 보내지 못했다. 힘은 들었지만 책은 열심히 읽었다.


남편은 5년 후 막내를 자신이 유치원 보내겠다며 내가 돈을 벌어오고 자신은 살림을 하겠다고 한다. 처음엔 장난치는 듯 말했지만 남편은 거의 매일 5년을 기다리겠다며 귀에 못이 막히도록 얘기한다. 오늘 아침엔 방 하나 사무실로 내주겠다며 나의 돈벌이에 희망을 품고 있다.

보통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남편의 이야기가 현실성 없게 들리기도 할 것 같다. 하지만 그동안 가장으로서 돈 벌어오느라 고생했으니 남편과 내가 역할을 바꾸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의 살림 실력이 나보다 훨씬 좋으니 본인 나름 주부로서 행복하게 잘 지낼 것 같다.


지금은 이렇게 아이들이 좋든 싫든 내 품 안에 있고, 아직 어리니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기에 덕분에 나도 할 일이 끊임이 없다. 하지만 아이들이 모두 유치원에 가고 학교에 가면 엄마만의 시간이 생긴다. 첫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방과 후 나와 보내는 시간보다 본인의 스케줄이 더 많아졌다. 하원 후 학원에 가고 학원 갔다 친구들과 놀고 둘째가 오면 또 놀러 나간다. 하루에 한 번씩 내게 안기기는 하지만 본인 자신만의 시간이 점점 많아져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남편이 소망하는 5년 후를 생각해보면 큰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둘째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막내도 유치원에 들어간다. 그때를 생각해보니 내가 육아나 살림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참 서글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모두 나가고 없을 때에도 내가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어 공허하고 지나간 시간들이 후회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나도 아이들 품에서 벗어나는 그때를 위해서 그리고 남편의 소망을 위해서 자기 계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막막할 수도 있지만 내가 지금부터 열심히 책을 읽고 공부도 하고 글을 쓰다 보면 길이 열리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 나는 그때를 독립의 순간이라 여기고 있다. 아이들에게서 남편에게서 독립하는 때. 나는 이제 독립계획을 세우고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제 그 기록을 함께 따라가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