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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달팽이 Jul 15. 2023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시리얼을 먹었다

나로 살아갈 힘을 주는 너, 고맙다  

어쩌면으로 시작하는 이야기


어쩌면 세상의 진리는 단순한 것인지도 모른다. 착하고 선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 그것뿐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인생의 거대한 진리를 깨닫는데 생각이 쏠려 단순한 행복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삶은 그리 아름답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행복하고 싶은 바람으로 행복하다 주문을 걸고 있는지도.  


어쩌면 우리는, 단순한 진리와 행복을 잊고 사는지도. 그래서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시리얼을 먹었다.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시리얼을 먹었다


새벽에 먹는 시리얼은 참 달콤하다. 마치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선물을 주는 느낌이랄까. 선물이 무얼까 기대에 차 설레는 마음으로 선물을 뜯을 때처럼 시리얼을 그릇에 담으며 '시리얼은 참 달콤할 거야, 맛있을 거야'라는 기대와 상상을 한다.


시리얼은 현실을 잊게 하는 힘을 가졌다. 열심히 산을 오르다 정말 지치는 순간이 올 때 먹는 사탕과도 같다. 열심히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난 후에 먹는 시리얼은 그렇게 내게 달콤한 응원을 해주었다. 덕분에 힘을 내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사실 삶은 그리 달콤하지 않다. 나를 공격해 오는 맹수들로 그득하다. 무조건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 줄 것 같은 가족들도 때론 자신의 삶에 지쳐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쏟아내기 일쑤다. 가장 솔직해야 할 사이에 남보다도 못한 관계가 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하기도 한다. 하지만 밉고 또 미우면서도 가족에게 인정과 위로를 받길 원한다.


함께여도 늘 혼자인 것 같을 때 시리얼은 늘 내 곁을 지켜주었다. 달콤하게 나를 응원해 주고 위로해 주었다.

그래서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시리얼을 먹었다.




시리얼은 종류가 참 많다. 설탕이 담뿍 들어간 시리얼부터 당 함량을 줄인 건강한 시리얼까지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건조된 과일이 들어가 있거나 귀리와 현미 같은 통곡물이 들어간 시리얼도 있다. 그 외에도 초코, 딸기, 바나나 등 다양한 맛의 달콤한 시리얼도 있다. 제품마다 그 맛과 모양이 달라 질리지가 않는다.


오독오독 씹히는 질감과 우유에 폭 젖어 부드러운 질감까지 먹는 방법에 따라 재미도 다 다르다. 우유가 시리얼에 스며들기 직전에 시리얼을 우유와 함께 떠먹으면, 시원하고 고소한 우유와 바삭한 과자가 만나 맛이 극대화된다. 맛이 플러스된다고나 할까?


폭신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원할 땐 잠시 우유가 과자에 스며들기를 기다리면 된다. 시리얼과 우유를 그릇에 부은 즉시 바삭바삭한 식감을 즐기며 먹다 보면 점점 시리얼이 우유를 흡수해 부드럽고 촉촉한 시리얼을 맛볼 수 있다. 마치 짬뽕과 짜장면을 동시에 먹을 수 있는 짬짜면과도 같은 느낌이다.


우유에 말은 시리얼은 단순하지만 다양한 맛과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삶도 그렇다.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많은 종류의 시리얼 속에서 무얼 고를까 고민하기도 하지만 어느 것을 골라도 다 맛있다. 우리의 삶도 바삭바삭 신선할 때도 있고, 우유에 폭 젖은 시리얼처럼 축 처질 때도 있다. 그래서 나는 삶과 닮은 시리얼을 사랑한다.



시리얼은 밥대신 먹을 수 있다는 자유가 있다. 당함량이 높은 시리얼의 경우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적당량 먹으면 괜찮다는 생각이다. 나는 식사 대용으로 밥그릇에 넘치지 않을 만큼 담아 먹는다. 그럼 적당히 배도 차고 에너지도 채워져 하던 일을 잘 마무리할 수 있다.


우유에 시리얼만 부으면 되니 이처럼 간편한 식사가 또 어디 있을까. 매일 세끼를 차려 먹으려면 품도 들고 힘도 드니 한 끼 정도는 시리얼로 대체해도 되지 않을까. 당이 걱정된다는 분들은 통곡물로 만들어졌거나 당과 칼로리 함량이 낮은 제품을 선택하면 좋을 듯싶다.  


인생도 그렇게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시리얼은 존재 자체로 사랑받는다. 식사 대용으로 혹은 간식으로 맛과 허기를 동시에 채워주는 식품이다. 어디서든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식품이지만 그 종류도 다양하여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나라는 사람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한 꺼풀 한 꺼풀 벗겨낼수록 다양한 면이 있어 지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늘 새로울 수만은 없지만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나의 존재목적이라면 목적대로 잘 살아나가고 있는 거라 믿고 싶다. 가수는 노래로서 사람들 곁에 있고 작가는 글로서 사람들 곁에 있는 것처럼 나 또한 그러하기를.


친근하지만 다양한 매력이 있는 시리얼, 닮고 싶다.

그래서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시리얼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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