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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달팽이 Jul 16. 2023

글로 행복하고 싶은 밤 그리고 새벽

새벽 감성이 주르륵

이 맛에 글을 쓰지,라는 생각이 떠오르는 밤이다.


관심받고자 하는 것도 아닌, 오로지 글이 좋고 글자가 주는 묘한 감정들이 좋아 글을 쓴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글도 좋지만 때론 마음을 탁! 하고 건드릴 수 있는 글도 참 소중하다. 마음 가는 대로 써 내려간 글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오로지 혼자가 되었을 때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주 고요하고 차분한 상태에서 그 어떤 방해도 없이 자신만의 생각과 느낌에 기대어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가는 경험은, 이 맛을 잊지 못해 또 새벽에 혼자가 되고프게 한다. 새벽에 일어나기를 목표로 했을 때, 핸드폰 알람을 듣고 억지로라도 일어나 글을 쓰거나 책을 볼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이 맛을 알게 되면 아주 자발적으로 몸이 알아서 움직인다. 더 잘까 고민하지 않게 된다. 극으로 내향적인 나는 - 물론 사람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고 즐긴다.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아무리 좋은 사람일지라도 조언이나 판단이 빠질 수 없기에 늘 아쉬운 마음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삶의 과제는, 어쨌든 혼자 풀어나가야 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혼자가 되어야 온전히 나의 마음에 귀를 기울일 수 있고, 앞으로의 내일을 준비할 수 있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희망을 이야기하기보단 신세 한탄이 되기 일쑤고 남 탓을 하게 될 때가 많이 있는데, 혼자가 되면 나의 마음과 생각에 집중하기 때문에 나의 마음을 외부를 통해 결정짓지 않아도 된다. 내가 나를 알아줄 수 있다.


결국 나는 나일 수밖에 없다. 요즘 들어 느껴지는 것은 타인이 나가 될 수 없고, 나가 타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타인에게 건네는 조언조차도 나를 향해하는 말이고, 나의 욕구였던 것이다. 모든 행동과 말에는 자신의 욕구와 마음이 담겨있다. 상대와 연결됨을 느끼는 것도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지만, 내가 가진 아픔과 고민들은 나만이 진실로 헤아릴 수 있다. 


각자마다 자신만의 세계가 있고, 환경과 상황이 다 다르고 느껴지는 것 또한 다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의 삶을 버텨낼 수 있던 것은 나의 생각과 느낌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타인에 대한 기대심리로 라면 나 자신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이 있지만, '나'라는 사람을 유지하는 것은 오로지 나라는 것을 알게 되면 결코 나의 삶을 포기할 수 없다.


상대가 내게 하는 말과 행동은, 내가 아닌 상대 자신에게 하는 말이고 행동이다. 누군가에게 부지런하고 청결하라 하는 것은, 상대가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다. 자신이 부지런하고 청결하길 원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그렇게 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자신의 모든 말과 행동은 자신을 향해 있지 타인을 향해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사실을 알면, 타인을 판단하거나 비난할 수 없다. 자신만의 힘든 상황을 남의 탓으로 돌리게 될 때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기에 상대를 탓하고 있는 것인지, 면밀하게 나를 살펴야 한다. 나는 오로지 나임을 알기 때문에 지금을 버텨내고 견뎌낼 수 있다. 


내가 나를 이해하고 살필 수 있을 때 상대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고 돌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은 각자만의 세계와 세상을 가진 고유한 존재들이다. 그 고유함을 판단으로 건드리는 순간, 나만의 세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타인에게 맞추는 삶이 시작된다. 


건강한 관계는 일방적이지 않다.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인정하고 나의 생각으로 상대를 판단하지 않는다. 그 고유한 영역을 서로가 지켜줄 때 우리의 삶은 좀 더 평안하고 풍요로울 것이다. 서로를 진정으로 인정할 때 진정한 독립과 성장이 이루어짐을 믿는다. 


그러므로 나는 글을 쓴다. 

오로지 나이고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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