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물 이 까짓 거!
책 읽는 양이 많아지면서 예전보다 도서관을 더 애용하게 되었다. 인기 있는 책은 예약을 해서 책이 도착했다는 문자가 오면 그 책을 빌리기 위해 도서관을 찾았다. 예약 도서가 여러 권일 때는 도착하는 대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을 가는 횟수가 늘어나다 보니 장애물이라 생각지 않았던 그 길이 다소 불편하게 여겨졌다.
생각해 보면 우리 삶에도 다소 불편함을 참아야 할 일이 많다. 나는 오르막길도 좁은 아스팔트 길도 마치 내 삶을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길을 지나갔다. 불편한 마음이 들어와 나는 잠시 유모차를 멈추고 핸드폰에 나를 불편하게 한 오르막길과 수풀이 우거진 좁은 아스팔트 길을 메모해 두었다.
울퉁불퉁한 길은 꼭 내 결혼생활 같았다. 아무리 이해해보려 해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은데도 이유를 따지려 들면 안 되고 그저 참아내야 할 순간들이 울퉁불퉁한 그 길을 피할 수 없는 것과 같이 느껴졌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 길을 지나야 했다.
내가 지나온 시간에는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고 한 발짝 더 걸어가 보면 될 것 같은 날들이 많았다. 처음엔 설레는 마음으로 흥미가 생긴 것들을 속도를 내어하다가 막막한 현실과 부족한 내 실력이 눈앞에 당도하면 겁을 먹고 손을 놔 버렸다. 재미있으면 무조건 쉬울 줄 알았던 건지, 부족한 내 머리를 탓하며 시도했던 것들에서 한 걸음 물러나다 완전히 물러나게 되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로 내게 재미가 있고 흥미가 있다. 더 잘하고 싶어 여러 책들을 읽어보면 내가 생각지 못했던 내용과 표현력을 보면서 마치 상상해 보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현실을 눈앞에 맞닥뜨린 느낌이 든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 알고 있었지만, 책 속의 다양한 내용과 고유한 표현들을 보면, 마치 책이 너는 날 따라올 수 없을 거야, 글쓰기가 만만한지 알았지 하며 나를 놀리는 듯했다.
글쓰기 자체로 수입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고, 출판사에 선택되어 책을 내게 되는 것도 하늘에 별따기라는 것도 알았지만 포기할 수만은 없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비어진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거였다. 학창 시절 배웠던 짧은 지식들이 아쉬운 순간들이 있지만, 글쓰기는 지식만이 아닌 내면의 다양한 것들을 품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더 많이 읽고 쓰자 마음먹었다.
글을 쓰기 시작할 무렵에는 눈앞의 현실을 보지 못하고 무작정 썼다. 그러다 한계에 부딪혔고,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쓰기 고수님들의 글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한결같이 많이 읽고 많이 써야 한다고 했다. 글쓰기는 단순 지식 공부와는 달랐다. 시험을 보기 위해 전문서적을 봐야 하는 것과는 달리 글쓰기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부터 보면 되는 거였다. 굳이 어려운 책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도 되었다.
최근에는 소설책을 많이 읽었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다채로운 표현은 문장이 화려해 보이게도 했지만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할 수도 있게 해 주었다. 술술 읽히는 문장들을 보면서 문장공부를 하기도 했다. 입으로 되뇌어 보면서 머릿속에 저장해 두었다.
글쓰기를 하며 짧은 지식과 마음대로 시간을 운용하지 못하는 것이 걸림돌이라 여겨지기도 했지만, 나는 나의 속도에 맞추어 걸어가고 있다 생각했다. 어떤 큰 결과를 내려하면 당장 높일 수 없는 실력에 지레 겁먹고 뒤로 물러나 버렸을 것이다. 글쓰기로 이루고 싶은 것들은 환상에 불과했다. 화려해 보이는 것들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니, 남는 것은 오로지 글쓰기 자체뿐이었다.
오직 글쓰기와 책 읽기에 대한 즐거움만 있으면 되었다. 그것이 힘들어도 나를 책 앞에 노트북 앞에 이끌어 주고 있음을 알게 되니 글쓰기를 멈출 수 없었다. 책을 내도 글쓰기는 영원해야 한다. 내 안에서 어떤 내용이 나올지 모르니 계속해서 더 깊이 파고 또 팔 예정이다.
이 글의 제목을 '도서관 가는 길'로 정하고 보니 독자분들이 이 글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장애물 이 까짓 거!'란 마음의 소리가 들려와 소제목으로 쓰면 될 것 같았다. 정말 좋아하는 것을 만나면 이런 마음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자격시험을 보기 위해 전문서적을 공부했다면 느끼지 못했을 공부의 즐거움을 책을 통해 느끼고 있었다. 글쓰기는 전문서적을 공부하고 달달 외우는 것과는 다른, 완성이랄 것이 없는 무궁무진한 것이다. 예전에 뉴스기사는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써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요즘엔 소설책을 읽으며 그 말을 실감하고 있다. 술술 읽히고 쉽게 이해되는 문장이 좋은 문장이고 좋은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문장과 좋은 글은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면, 많은 것을 알려주려다 보니 글은 점점 더 복잡해질 것이고 산으로 가게 될지도 모른다. 마음을 열고 쉽게 다가간다면 발전할 수 있는 것이 글쓰기가 아닐까. 그래서 나는 마음껏 장애물이라 여기는 것도 장애물 달리기를 하듯이 신나게 점프를 할 것이다.
장애물 이까짓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