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기 수업을 등록하고 첫 수업을 통해 책 콘셉트와 예상 독자들은 책을 읽기 전 어떤 상황이었고 읽은 후 어떤 변화를 가지게 될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엄마로서 주부로서 10년간 살아온 내가 가족들로부터의 시선을 내려놓고 오로지 내 이름으로 책을 쓰기로 결정했다. 공모전이나 제안으로 책을 출간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고 대신 온전한 나의 마음과 노력 그리고 책 쓰기에 함께 해주실 분의 도움이 합쳐져 대중이 읽고 공감하면서도 도움이 되는 책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투자 없는 성과는 없다, 그게 요즘 나의 신조다. 혼자만의 노력 또한 중요하지만 나의 글을 세상에 내놓을, 서점 매대 위 놓아진 책을 꿈꾸기에 현실을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의 노력과 투자는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었고 지금도 그 믿음은 변함이 없다. 확신이라고 해야 할까. 혼자만의 글쓰기 시간이 2년 정도 되니 이제는 누군가의 평가나 분석이 두렵지 않아 졌다. 오히려 나의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분석도 퇴고도 인내의 시간이 되겠지만 그 마저도 즐거움이 될 것이다. 새로운 글을 만들어 내려 조급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던 날들은 이제 안녕을 고했다. 퇴고로 새로운 글이 마구마구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글을 올리지 않은지 시간이 조금 흘렀지만 독자들이 나를 잊었을 까 염려하지 않았다. 모두가 작가이기에 어떤 글이든 올라오면 반가울 것이고 응원의 마음으로 읽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조급함은 일을 그르칠 수 있고 그 마음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들을 다그치게 될 것이었기에 마음을 내려놓지 않으면 안 되었다. 약간의 공백이 글력을 줄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과 시선을 쌓게 하는 시간이 될 거라 여겼다. 작가로서 글을 써야 한다는 사명감도 좋지만 우선 나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먼저라 생각했다.
공백의 시간 동안 글쓰기에 어떠한 변화를 주어야 할지 몰라 시간만 끄는 것이 아닐까 우려도 되었지만 이 시간을 통해 책 쓰기라는 새로운 과정을 만나게 되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느낌이 들었다. 작가라는 것은 매 순간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정의가 내려질 수 있지만 결과라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했고 글쓰기에 새로운 도전과제가 되어주고 이룩한 성과는 큰 힘이 되어 글쓰기를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여겼다. 나에게도 그렇고 글쓰기에 대한 마음이 흐릿해졌다거나 글쓰기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나의 과정과 결과의 경험이 들려줄 만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운동을 하루라도 거르면 근육이 줄어들까 전전긍긍하는 프로운동러와 하루라도 식단을 거르면 살이 빠지지 않을 거라 걱정하는 프로다이어터는 근육과 살이라는 것이 자신의 삶에서 매우 중요하면서도 자신을 지탱해 주는 존재일 것이다. 글 쓰는 사람에게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이 있다. 바로 글쓰기다. 글을 씀으로 살아있음을 증명해 낸다. 생각을 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싱싱한 활어처럼 파닥파닥 하는 움직임이 몸 안에서 꿈틀대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결과이다. 사람은 생각 없이 살아갈 수 없고 때로 독이 되기도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에게 생각이 멈춘다는 것은 사망선고와도 같다. 끊임없이 생각을 하고 글로 정리해 내야 한다. 그러므로 살아간다.
책을 쓴다니 마치 전업 작가인 양 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글을 쓰는 사람 모두가 작가이지만 내게는 전업작가는 곧 돈을 받고 글을 쓰는 직업으로서의 작가로서의 의미로 다가온다. 책을 판매하는 것 외에도 글쓰기 강사 나 코치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그 어렵다는 좋아하는 것을 잘하게 되어 직업이 되는 일을 해내게 되는 것 같아서 한 분야에서 승리한 승리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돈을 버는 일이고 그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약간의 여가도 즐길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먹고사는 것이 인생에 가장 큰 부분이기에 그것을 어떤 일로 채우느냐에 따라 즐거움이 배가 되거나 혹은 낮아지거나 할 것이다. 즐거우면서도 자랑스러운 일, 직업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일은 글쓰기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게 되면 잘하게 되리라 믿는다. 잘하는 것으로 인정도 받고 삶도 꾸려나갈 수 있다면 인생에 더 큰 성과가 있을까 싶다. 직업이 되어 사명감이 나를 짓누르거나 더 잘 쓰기 위해 애쓰느라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도 하겠지만, 인생에 또 다른 전환점이 되어 나에게 찾아올 거라는 기대가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감도 클 테지만 실망하고 좌절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것 또한 글쓰기의 현실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글쓰기를 지속하는 것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