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가 현관에 집을 지었다
나는 시종일관 고개를 치켜 들고 들락날락하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함부로 지나치는 것이 없기를
연잎이 무성하게 자라나는 계절
저수지 사이로 걷다 보면
도톰한 꽃봉오리가 자리를 비집고 있다
더위를 밀어내고
나 여기 꽃 피우겠소
온몸으로 말한다
다리 밑 잉어 떼가 모여들고 흩어지듯
오랜 세월 이곳에서 무언가가 피고 진다
땅속에서 발견된 유물이나
고이 모은 두 손 흐트러짐 없이
죽음 이후의 시간을 누워 지낸 미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우리는 이어져 있다
먼 나라의 고통이 닿았으니
내 희망이 전송될 차례
폭격을 피해 바닥을 기는 행렬은
멈추라 외치는 행렬이 된다
듬성듬성 핀 연꽃
활짝 깨닫는다
삶이 죽음을 밀어내고
죽음으로 삶을 외치는 거라고
새끼 제비 벌린 입이 제 머리만 하다
밥 달라고 연신 우는 노란 부리
희망의 나라에
굶어죽는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