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여지고 싶었다
내가 잘하면 머리를 쓰다듬도록
길들여졌다
예쁨 받았다
하루는 발에 가시가 박혔다
가시를 빼내면서
다림질한 옷이 구겨졌다
시큼한 병원 냄새가 뱄다
시장에는 들어가지 않고
시장 입구를 지나다
염소탕 집을 목격했다
염소의 집이 아니고
염소들은 추우면 서로 모여 잔다
제일 밑에 하나 둘 깔리는 줄도 모르고
아침이면 끼어 죽은 염소를 끌어내려고
아버지는 울타리를 넘었다
사고는 고요해지고
가볍게 흩어진다
내젓는 손 위로
심판자가 있다
냄새 주름 절뚝거리는 걸음
너는 비켜가도록 배운 것들을 위반하였다
나는 집 앞에서 옷을 갈아입는다
이 담장만이 나를 불쌍히 여긴다
폐쇄된 목장을 지나
아버지 성전으로 들어간다
이거 보름 동안 삼십 마리 넘게 죽었는데, 응?
응 염소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나는 이제 몰라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