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기 아래서
빵들이 온기를 갖추고 있다
버스를 타지 않았다
쓰레기장을 지나
(쓰레기가 있다)
수녀원을 지나
(울타리 안에 아무도 안 보인다)
공원을 지난다
(줍지 않은 개똥이 있다)
오랫동안 냄새가 배지 않도록
몸가짐을 조심했다
발길을 조심했다
소문을 조심했다
네가 그럴 리 없지
나는 그 말을 벗었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없다
이 빵의 주인이 없듯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
갑자기 나타난 빵을
받아드는 사람들처럼
비스듬히 볕을 받는 건물
노랗게 익어가고
사람들이 녹아 흐른다
역전이 부풀어 오른다
냄새를 뒤집어쓰게 하소서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아무것도 지킬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