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 어둠이 있었다
몸의 시작과 끝을 분간할 수 없었다
몸에서 떨어진 부스러기를 모으는 것이
나를 증명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나는 벌레가 되거나 조각가가 되거나 신이거나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아무도 없었다
아주 오래
지어 만든 창문으로 빛이 들었다
몸에 닿는 바람이 나를 증명했다
이곳과 저곳이
시작과 끝이
생겨났다
눈을 뜨자 어둠이었다
나는 상실의 벽 아래서
부스러기를 긁어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