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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Dec 14. 2024


바쁘게 보내는 일상 속에 잠시 쉼, 을 갖는다.


어제까지 몰아치던 일들은 잠시 내려놓고, 지금은 한가한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힘들 때면 찾아오는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 앉아 가만히 마음을 정리한다. 마침 일찍 일어난 딸은 옆에서 책을 읽고, 나는 글을 쓴다.


여느 때라면 머릿속에 가득한 일을 떨쳐내지 못할 테지만 오늘 만큼은 조금씩 비워보려고, 노력한다. 어제는 참 많이 힘들었다. 방학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기에도 끊임없이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 그리고 그 속에서 그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 하는 것에 버거움을 느꼈다.


아이들 대하는 일이 쉽지 않을 거라 예상하고 시작한 학년 부장.

내 성향에 할 수 있을까 싶어 고민했지만, 성장하고자 부딪힌 학년 부장이었다. 물론, 예쁜 아이들도 너무너무 많지만, 힘들게 하는 아이들도 꽤나 있어서 힘든 학년이었다. 하루하루, 매 시간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선생님들께 또 무례하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긴장하며 보낸 세월이 1년이다.


3월 초 야심 찼던 계획은 조금씩 사라지고 지금은 무사히 아이들을 2학년으로 올려 보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방학을 하는 그날까지, 부디 무탈하게.


지치고 지친 마음을 달래러 찾아온 바다가 보이는 숙소.

우리 딸은 이곳에만 오면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 모습을 보는 나 역시 좋다. 이제는 컸다고 제 시간이 필요하다며 혼자 조용히 책을 읽는데, 참 좋다.


창 밖엔 바다가 보인다.

저 멀리 밀려 나간 바닷물이 지나간 자리엔 움푹 움푹 파인 바닷길이 보인다. 1년 간 고생도 많았다. 아무렇지 않다며 다독인 내 마음속에는 사실, 아주아주 깊이 파인 상처로 생긴 길이 있다. 돌이키기 싫어 묻어둔 길.


머지않아 다가올 방학이 되면

마음도 쉬고 몸도 쉬며, 그동안 돌아보지 못한 나를 다독여야지.

그래서 2025년도 조금은 더 평온하게 지낼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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