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격이었습니다.
몇 번을 다시 조회해도 결과는 똑같더라고요. 불합격. “000님은 불합격하셨습니다.”라는 문구가 마음을 후벼 팝니다.
2024년에는, 이 목표를 이루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살았거든요. 경력에 도움이 될 일도, 혹은 도움이 되지 않을 일도 가리지 않고 했습니다. 일 하는 게 좋기도 했지만 뭐라도 열심히 하면, 나중에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거든요.
그래서 2024년, 정말 쉴 틈 없이 지냈습니다. 열심히 살았어요. 새벽녘에 일어나 못다 한 일을 마치면서도 툴툴거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선택한 일이기 때문이죠. 수업 준비 열심히 했고요. 그 외에 여러 가지 활동도 꺼리지 않고 열심히 했습니다. 진짜로요.
그러니 잘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까지는 당연했습니다. 높은 경쟁률이지만 그래도 한 번 정도는 내게도 기회를 주기를.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기도도 했습니다. 종교 없는 사람의 기도라 조금은 약했을까요? 결과는 아쉽지만 탈락입니다.
솔직히 어제는 엄청 우울하더라고요. 당장 내년의 삶은 어떻게 흘러갈지 막막하기도 하고 속상했습니다. 좋아하는 음식 먹으면 조금 나아질까 싶었는데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더 우울해지고, 급기야 잠이 쏟아지더군요. 자야 했어요. 자야 잊힐 것 같았거든요.
밤 10시도 되지 않은 시간에 누워 잠들어 새벽 4시에 깼습니다. 한숨 자고 나니 머리가 맑아집니다. 맞아요. 사실 경력, 많이 부족했어요. 이제 막 시작한 햇병아리 같은 제게 그런 좋은 기회를 주기엔, 아직은 쌓아 놓은 것이 많지 않은 게 솔직한 현실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맞아요. 불합격은 변하지 않은 현실이고 언제까지 속상해하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다시 마음을 다듬어 봅니다.
그리고 글을 씁니다.
누군가는 제게 그럽니다. 어차피 안 될 것을 왜 하느냐고요. 그걸 준비하는 시간에 쉬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요.
그런데, 저는 생각이 달라요. 안 될지 될지는 모르는 일인 데다 설령 안 된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을 통해서 배우는 게 분명히 있거든요. 그러니, 안 된 것은 사실은 반은 된 것입니다. :-) 저는, 그렇게 믿어요. 그런 믿음이 없다면 애들 앞에서 서 있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해 보려고요.
조금 더 마음을 채우고 준비를 해보렵니다.
혹시 알아요? 이 마음 간절히 닿아서 내년에는 잘 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