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지하철 칸에 우리 엄마, 아빠보다 족히 열 살은 많아 보이는 부부가 타셨다.
아저씨 팔에 매달리다시피 팔짱을 끼고 있던 아주머니께서,
설렘 가득한 목소리로
"강원도에는 눈이 많이 왔다던데, 강원도 가면 좋겠다! 기차타고 가서, 태백산에서 썰매도 타고~"
마치 유치원 다녀온 아이가 엄마에게 쫑알대듯, 아주머니의 눈이 반짝이는 그 모습이
내가 봐도 너무나 귀여운 광경이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남편의 대답은, "징그러워~"
하하. 아저씨의 무뚝뚝한 표정에도 아주머니는 꿋꿋하게 여행가자고 애교를 부리셨지만.
저런 아내가 되고 싶다.
미래의 내 남편은 저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희한한 기준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