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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한 먹유전자

by 다정한 포비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주말 시산제 참여에 다음날 또 등산, 그리고 어제 상갓집 조문까지 체력적으로 조금 버거웠나 보다.


그래서 오늘은 점심 식사도 사무실에서 조용히 해결하고, 자리에 가만히 앉아 하루를 보냈다. 동료들의 농담에도 파이팅 넘치는 대꾸가 안 나와서 오후에는 조퇴를 조금 할까 싶었는데 유난인 것 같아 일단 참았다.


퇴근길에 좀 으슬으슬하고 추워서 남편에게 "나 감기 걸렸나?"하고 물어놓고,

우리는 삼겹살 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사람들로 꽉 찬 실내에 지글지글 고기 굽는 소리, 사람들 웃음소리, 열린 창문의 개방감은 마치 한여름 밤의 운치 있는 주점 분위기가 났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꼬기가 너무 맛있는 것이었다.

이런.


꼬기가 완전 맛있어서 아픈 게 싹 낫고 컨디션까지 다 회복되는 것 같았다. 이런.


갑자기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코미디언 김준현이 장염 걸렸을 때 오히려 막걸리를 잔뜩 마시고 장염을 싹 고쳤다며 우월한 '먹유전자'를 뽐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나는 어쩌면 좋은가.


밥도 달고, 물도 달고, 공기도 달다.


나 역시 우월한 '먹 유전자'를 가진 전사였다!


푸......드......파.....이.......터......


이런!


봄이라 그런지 바디로션을 발라도 건조하다.


세안을 공들여하고,

스킨과 크림, 아이크림까지 꼼꼼히 바른다.


곱게 늙자.


관리 좀 하자.


그렇지만 먹는 걸로는 말고(우힛!),

운동하면서 건강한 마인드로......


자신을 미워하지도 불만도 말고,


사랑하고 감사하며,


그렇게 시간과 함께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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