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5. 새벽

by 다정한 포비

화요일 회식 이후,

퇴근 후 저녁마다 너무 졸려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부작용은 새벽에 깨는 것.


자~ 그럼 이렇게 일찍 일어난 김에 근황 좀 풀어볼까?



어제 아침에는 설거지하다가 문득 새끼손가락이 아파서, 자세히 살펴보니 작고 파랗게 멍이 들어 있었습니다.

피식 웃음이 났어요.

회식 때 노래방 가서 탬버린 열심히 치다가 든 멍인가 봅니다.


집에서 기다릴 식구들 생각에 노래 네 곡 정도만 듣고 서둘러 노래방에서 나왔는데, 그 사이에 탬버린 멍이라니요. 심지어 나는 한 곡도 안 불렀는데요. 하하.


노래 부르는 것 좋아합니다. 잘 부를 자신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춤은 안됩니다. 보시는 분 눈 상합니다. 한 살 한 살 먹으면서 부끄러운 마음이 너무 커져서 식구들 앞이 아니고서는 회사에서 회식 중 노래 부르기가 꺼려집니다. 일 년에 많아야 서너 번 가는 노래방에서 탬버린만 씩씩하게 잘 칩니다. 그러고 보니 기회가 된다면 마이크를 독점해서 혼자 한 시간 목이 터져라 노래 불러보고도 싶네요.



물 한잔 마시고 잠자는 남편 얼굴 한 번, 아드님 얼굴 한 번 봅니다.


사흘 전에 아드님께 잔소리를 하다가 아드님을 울렸어요.


다툼을 할 때는 '내가 옳다. 가끔은 이렇게 모진 말도 아드님 인생에 필요한 것이다.'라고 생각했지만, 떠오른 태양의 눈부신 아침에 되돌아온 이성 앞에서 저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결국 "엄마가 그런 의도로 말한 건 절대 아닌데 네 기분을 상하게 해서 정말 미안해."라고 아드님께 공손하게 사과했습니다.


아드님 하고 다툰 이야기를 친한 사무관님께 해드렸더니 사무관님이 "뭐야? 그 잔소리를 중학생 애한테 했다고? 그것도 두 번 넘게? 푸하" 하고 배꼽 잡고 웃으셨습니다.


그날 한 잔소리 종류야 다양했지만 그중 하나 들어보실래요?


"아니! 인생을 살면서 변명하는 삶이 아니라 감탄사가 나오는 삶을 살라고!!"


잔소리하면서는 좀 멋진 말 같아 내일 어디다 좀 적어놔야겠다고 스스로 만족했던 잔소리였는데... 하하... 중학생한테는 좀 심오한 잔소리였을까요?


하하하하핫 ^^;;;


우리 아드님 공부에는 관심 없어도, 축구 잘하고요. 피구는 '피구왕 통키' 뺨치게 잘합니다. 아빠 엄마랑 다퉈도 우리가 부끄럽게 먼저 안아주고요. 제 퇴근이 늦는 날이면

제 안전 걱정을 제일 많이 해주고, 칭찬 한 마디면 배시시 웃음 못 감추는 귀요미 중학생입니다.


그제 아침에 사과할 때도 자기는 벌써 다 잊었다고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저야 말로 자꾸 까먹네요.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을요.

오히려 아드님한테 잔소리 좀 들어야겠는데요.


아직 해뜨기 전인데 출근해서 지치지 않으려면 조금 더 자야겠어요.


모두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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