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을 권함

by 다정한 포비

어젯밤에 산책을 나왔다가 괜히 영화 주인공처럼 공원 돌담을 손끝으로 스치며 걸었다.

그러다 새로 난 여린 잎들까지 스치게 되었는데 그 감촉에 새삼 놀랐다.


이 여리고 어린잎은 생각보다 더 아기 같이 보드랍고 잎 뒷면에 솜털을 가진양 촉촉한 수분감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잠시 멈춰 서서 손으로 여린 잎들을 쓰다듬었다. 그러다 식물들에게 내 손길이 너무 덥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언젠가 내 친구 지현이가 곤충들에게는 인간의 체온이 너무 뜨겁다고 가르쳐 준 것이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 )


산책을 하는 사람들 중에 내 덩치가 가장 커서 유감이었지만, 봄날의 라일락 향기 향긋한 내음은 지금 이 시기에만 누릴 수 있는

기쁨임이 틀림없었다.


달빛에 비친 꽃나무를 올려다보며 내가 더 어렸을 때는 이 취할듯한 봄날의 감미로움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는 것이 떠올랐다.


젊은 날의 나는 너무 바빠서 여유가 없었던 것일까?


문득 우리 아드님이 봄날의 이 감미로움을 바로 오늘 마음껏 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