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배려와 적당한 선행

by 다정한 포비

오늘 아침에 문득 예전에 본 드라마 한 편이 생각났어.
짧은 단편 드라마였는데,
괜찮다면 그 이야기 한 번 들어볼래?

주인공 A는 능력 있고 다정한 남편에 살가운 훈남 동생까지 둔 뭐하나 부족할 게 없는 부유한 집 사모님이었어.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생 B의 임신으로 A의 행복은 와장창 산산조각 나고 말았어.

B가 자신이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A의 남편이나 남동생 중에 한 명임에 틀림없다고 선언했거든.
(아효~~20여 년 전의 드라마인데 꽤 파격적이지? 요즘 못지않아~)

A는 믿을 수가 없었어.
자신의 고등학교 동창생이 자신에게 왜 이러는지. 심지어 자신은 B가 무척 어려웠던 시기에 큰 도움까지 준 적이 있었는데 느닷없이 나타나 은혜를 배신으로 갚은 B를 이해할 수가 없었지.

(사실 A가 B를 도와주면서도 뒤에선 다른 친구들에게 B의 치부를 떠벌렸었는지, 위선적인 행동을 했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 하하~ 미안~ 그랬을지도 모르겠어~)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건 B는 자신의 가장 부끄럽고 치욕적인 한 때를 알고 있는 A를 미워하게 되었다는 거야. 그 당시에 A에게 큰 도움을 받아 위기를 모면했는데도 말이야.
B의 무너진 자존심이 잔인한 복수의 이유 중에 하나였다는 거지.

있지~
지나친 배려는 받는 이의 의존성이나 나약함의 씨앗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대.
또 지나친 선행은 때론 상대방에게 부담과 고통이 될 수도 있고.

배려와 선행이 때때로 상대방에게 독이나 고통이 될 수도 있다니? 이상하지 않아?
이건 정말 나 학교 다닐 때 아무도 안 가르쳐 줬는데...

상대방에 대해서 속속들이 다 알려고 들지 말아야겠어.
상대방이 인간적인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한쪽 눈을 살짝 감아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
선을 넘지 않는 적당한 배려와 선행.

이것도 사랑이었어.

아~ 인생은 끝없는 배움의 연속인 게 틀림없어.
(너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고 싱거워하고 있는 거 아니지? 아차차~ 내가 잊고 있었다~ 너는 이미 충분히 현명한 사람이었다는 걸 말이야~ )


오늘도 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너의 적당한 배려에 나도 사랑을 담아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