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열심히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있더라.
그걸 알아가는 나이 4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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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속도가 거북이 같은 나의 업무 대신에, 3주간 민원안내 대직을 하게 되었다.
많은 직원들이 기피하는 민원안내 자리지만, 사실 나는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 좋아하는 자리이다.
민원안내 업무는 퇴근도 정시이고, 잔업도 없으며, 무엇보다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뚜렷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참! 오늘 해가 졌다.
해가 지면 일단 한숨부터 돌리자.
지난주만 해도,
달도 뜨지 않은 캄캄한 밤에,
가방을 뒤로 메고,
터덜터덜 신발을 끌며,
완전히 녹초가 되어 퇴근을 했었다.
나의 존재가 너무 작아져서 소멸하기 직전이었으며,
이 시간이 과연 지나가긴 할까 하는 생각에 마음은 한없이 슬퍼졌고,
그래서 나는 식구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침대에 몸을 뉘이고 잠을 청했다.
그러다 눈물이 조금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오늘은 공원을 걷고 있다.
이 시간은 나에게 거짓말 같다.
물론 이제 앞으로 2주뿐이다.
2주 뒤엔 다시 나와의 전쟁이다.
그때까지 체력을 키우고, 업무 전략을 짜고, 마음을 굳세게 먹어야 한다.
밥벌이에 진심으로 임해야 한다.
그동안 일이 많을 때에는 아침을 안 먹었다. 밥 먹고 씹을 시간도 아까웠다.
저녁은 사무실 자리에 앉아 단 군것질거리로 해결했다.
그래서인지 명절 이후 나는 먹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처음엔 기운이 없어서 기력 회복을 위해 열심히 먹었고,
지금은 하루의 팽팽한 긴장이 퇴근 후에 풀어지는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먹고 있다. 아니 먹어대고 있다.
나 스스로도 걱정이 되긴 하여서 밤마다 공원을 걷고 있다. 하지만 걷기만으로는 내가 먹은 그 고칼로리 음식들을 태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오늘 반성하고 있으니 앞으로 더 개선되겠지.라고 믿어는 본다.
나는 여전히 불안하고 두렵지만,
내일을 살 힘을 조용히 충전하는 지금 이 순간에 그저 한없이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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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쓰기는 나 나름으로는 솔직한 일상 글이다.
그런데 이렇게 속을 다 보여줘도 괜찮겠습니까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