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 할 수 없나봐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워킹맘으로서 퇴근시간이 되면 빠르게 집으로 귀가한다. 요즘 회사동료들과 좀 친해져서 10, 20분 수다떨다 퇴근하곤 하는데,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회사에 남지 않는다.
나는 말단 직원이기 때문에 내 위에는 많은 상사들이 있고, 일을 안하는 것도 아닌데, 하급직원을 관리하고 통제하려 든다. 어떤 상사든 마찬가지인데, 그 정도가 굉장히 세심하면(몇시에는 뭘하라든가, 기분좋으면 빨리 퇴근하라고 한다거나, 어떤거는 보고를 해야하고 어떤거는 알아서 하라고 한다거나) 정말~ 피곤하다.
그런데 그 상사들끼리 또 기싸움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정말 사람 사는 세상이구나, 싶은데. 어떤 편에도 서고 싶지 않지만 비교적 나은 사람 편에 서는 것도, 꼭 그것이 정답이 아님에도 나역시 선택을 하게 된다.
나는 누구를 미워하고 싶지도 않고, 그럴 감정도 없다. 그냥 앞으로 나를 힘들게 하지 않을 사람에게 보고를 할 뿐이다. 일 또한 결과까지 가는 방식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어떤 방식은 얄밉고 어떤 방식은 너무 엄격하고 어떤 방식은 너무 루즈하다. 그 모든것과 내가 들어맞지는 않겠지만 어찌됐든 책임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처리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나와 책임자는 일에 대해 입장이 다르겠지만.
회사일은 그게 제일 피곤한것 같다. 내 위치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하는것. 내 능력을 인정받는건지 내가 붙어있는 위치를 인정받는건지 모르겠고, 때로는 아무것도 인정받지 못하면서. 내가 한것도 안한것도 잘한것은 본인 역량, 못한것은 내 책임으로 돌리는 책임자에게 항상 보고하면서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는것.
진정으로 수평적인 회사가 있는걸까. 오롯이 조직 모두의 이익을 위해 각자 그리고 또같이 협력하여 개인의 성과까지 돋보이게 만드는 그런 회사는 있을수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