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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와밥풀 Jul 31. 2017

동시빵가게

1. 동시 빵가게를  찾아간  동화




 

 내 이름은 동화입니다. 

 어느 날 동네에 새 빵가게가 생겼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동.... 무슨 빵가게라고?”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죠. 단박에 찾아 나서 드디어 독특한 간판을 발견했어요. 


 “동시빵가게?”

 다짜고짜 문을 열고 들어갔죠. 뜨겁게 나를 반기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환영합니다! 나는 동시인데 당신은 동화군요. 우리 동 자 돌림이네요!”

 하지만 가게 안에는 아무도, 아무것도 없었죠. 

 “저기요, 동시빵가게라면서 아무것도 없네요. 빵은 어딨나요?”

 “이제부터 만들 거예요. 함께 만들고 팔면서 재미나게 놀아보지 않을래요?”

 가게를 나오려다 말고 나는 우뚝 멈췄어요. 같이 놀자, 는 말이 나를 끌어당겼죠.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또 말했어요.   

 “빵은 혼자 먹으면 맛없잖아요. 동시 빵도 그래요. 같이 놀고 같이 먹어요.” 

“뭐, 좋아요.”

 내가 대답하자마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갑자기 왁자하니 나타난 사람들이 바지사장, 빵장, 제빵사 이름표를 달고 있네요. 빵장은 셋이나 되고 제빵사도 여섯이나 되었어요. 빼빼 말라 바지가 헐렁거리는 바지사장님이 소리쳤죠. 


 “자, 동시빵가게 문을 활짝 열고 신나게 놀아봅시다~!” 

 그러자 가게 안이 시장바닥처럼 시끌시끌해졌어요. 누구는 레시피와 눈싸움하고, 누구는 빵 장인을 찾아 수첩을 뒤적이고, 또 누구는 납품 요청서를 만들기도 했고요. 

 제빵사며 빵장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이 놀랍기도 신기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걱정도 들었죠. 이러다간 동시 빵가게가 동시 ‘산’으로 가지 않을까 하고요. 

 그때 누군가 내게 환히 웃으며 손짓하는 바람에 나도 그 속으로 끼어들고 말았답니다.  

 “빵만 맛있으면 되지 뭐.”  

    

         

밥풀 :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쓰고 있어요. 신화, 역사,  판타지, SF에 두루 관심이 많고요, 요즘엔 동시의 매력에 빠져 있어요. 지은 책으로 <늑대왕 핫산> <루케미아, 루미> <어느 날, 신이 내게 왔다> 등. alinima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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