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 동시빵 맛보기 - '잠든 콩'
긴 밤이 지났다.
해는 어김없이 떠올랐다.
꽃다지도 노랗게 문을 열었다.
그러나 환해지지 않았다.
모두 어제의 것들이었다.
하염없이 걸어볼까 했다.
걸어지지 않았다.
써야 할 글이 있었다.
써지지 않았다.
슬픔한테 지고 말았다.
그래, 슬퍼하자.
슬픔이 힘을 틔울 때까지
다 내려놓고 슬퍼하자.
'아무도 깨울 수 없는
콩'
'누구도 다시 재울 수 없는
콩'은
콩은 수많은 콩이 되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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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혜 : 동시집 『꼬리를 내게 줘』 『안 괜찮아, 야옹』 『아빠를 딱 하루만』 『아기 까치의 우산』 『꽃마중』,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동시를 읽고 쓰고 놀면서 보낸 시간을 담은 동시 놀이책 『신나는 동시 따 먹기』를 냈고, 그림책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 『그림 그리는 새』 『귀신 단단이의 동지 팥죽』 『누렁이의 정월 대보름』 『분홍 토끼의 추석』 등에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