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동시빵 맛보기-'골목 빵집'
제목: 살아남아라
T로 할까, KT로 할까?
약정기간이 끝난 고물 핸드폰을 보며
주문을 외운다.
‘T’ 맴버쉽이 있으면 10% 할인되는
동네 골목 입구 빵집
오늘도 아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먹물 호두빵을
제 값 다 주고 사 왔다.
‘판다 빵집’
00바게트라는 거대한 체인점을
대각선 맞은 편에 둔 빵집
빵 값이 조금 비싸지만 무지무지
맛있는 빵집
흰 가운 왼 팔에 태극무늬의 기능장이
주인인 빵집
‘셰프님 상담 받으세요’ 종업원의 부름에
판다처럼 귀엽고 통통한 몸집을
내밀던 셰프
“빵집 이름이 왜 판다인지 아시겠죠?”
종업원과 함께 돌아서서 킥킥거리던
웃음의 기억
그 집 앞을 지날 때면
‘바사삭, 하삭하삭’ 빵 굽는 냄새가 난다.
막내가 사 온 먹물 호두빵을 먹으며
주문을 외운다.
‘살아남아라. 살아남아라.’
에잇! T로 해야겠다. 판다 빵집 가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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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 월간 <어린이와 문학> 추천 완료 등단했다. 주머니 속 동시집 <도시 애벌레>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