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동시빵 맛보기-'하나 더 늘었다'
지난 여름에 새끼강아지 한 마리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곱슬곱슬한 갈색 털을 가진 작은 푸들인데 아들이 컬리라고 이름을 지었다. 밤에 현관문을 열면 까만 어둠속에서 컬리가 뛰어나와 내 발을 안고 한참 몸을 비비며 내 손을 핥는다. 마치 종일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문을 열었을 때 언제나 컬리가 제일 먼저 달려온다는 것은 이제 믿음이 되었다.
그런 컬리가 얼마 전에 아픈 다리를 수술해서 무릎에 나사를 박았다. 붕대 감은 다리로 나를 향해 달리는 일은 멈추지 않았다. 다리를 절며 달려올 때는 내 다리도 움찔했다. 다행히 나사가 단단히 조여 있는지 지금은 전처럼 잘 뛰고 논다.
컬리를 집에 데리고 와서 가족은 전에 몰랐던 기쁨을 얻는다. 또 하지 않던 걱정과 슬픔도 얻는다. 걱정과 슬픔의 패인 자리에서 얻는 기쁨은 그래서 더 크고 깊다. 컬리가 내 발에 턱을 괴고 누워있다.
그런데 너는 우리에게 무엇을 얻고 있니. 가만히 눈을 감을 뿐 대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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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식 : 2008년 『어린이와 문학』에 동시가 추천되었습니다. 교사로 일하며 『선생님과 함께 일기 쓰기』, 『똑똑한 1학년』, 동시집 『팝콘 교실』을 냈습니다.